가부장 의식. 무기력감이 쉽게 분노로
60대 이상 한인 상담 사례의 40% 차지
지난 2년여 전 재혼한 K모(62)씨는 남편 Y모(71)씨로부터 받은 온갖 욕설과 폭력을 참다못해 최근 집을 나왔다. 시민권자인 남편은 K씨를 영주권 획득을 위한 위장결혼으로 의심하며, 손찌검을 일삼았고 결국 K씨는 영주권을 받자마자 남편의 곁을 떠났다.
L모(68)씨 역시 평소 남편의 상습적인 폭력에 시달려온 피해자. 오랜 세월을 함께했지만 남편의 치욕적인 학대 끝에 아내 L씨는 이웃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신고했고, 당시 남편 P모(73)씨는 경찰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하지만 얼마안가 남편의 태도는 또다시 예전으로 돌아갔고, L씨는 집을 나와 동생 집에 살고 있다.
60~70대 이상 한인가정 내 가정폭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LA에서 70대 한인남편이 부인을 망치로 휘둘러 중상을 입히고 자신은 분신자살하는 충격적인 일까지 발생하기도 했다.<본보 6월11일자 A4면>
가정문제연구소 등 한인 상담기관들에 따르면 최근 60대 이상 한인들의 상담사례 중 가정폭력 관련이 40%에 달하고 있다. 60대 이상 한인가정에서 가정폭력이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민사회 내 노년층 한인남성들의 이탈감과 무기력감 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레지나 김 가정문제연구소장은 “노년층 한인남성들은 가부장적인 습관에 젖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이민생활 속에서 줄어드는 사회활동과 허탈감의 해소방법을 가정폭력으로 분출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정 폭력에는 물리적 혹은 언어폭력도 포함되며 미국 형법상 강력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인 변호사들은 “폭행 정도에 따라 중범이 되면 최고 3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으며 가중처벌도 가능하다”며 “시민권자가 아닐 경우에는 추방될 수 있기 때문에 폭력은 절대 휘둘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노인들은 폭력 가해자인 남편의 이름으로 거주 등록을 해놓는 경우가 많아 자칫 피해자인 노년층의 여성들까지 보금자리를 잃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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