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파퍼가 펭귄들에게 댄스를 가르치고 있다.
17일 개봉되는 가족용 코미디 ‘미스터 파퍼의 펭귄’(영화평 참조)의 코미디언 짐 캐리(49)와의 인터뷰가 지난 1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약간 긴 상고머리에 밤색과 검은 재킷 차림의 캐리는 인터뷰 내내 만면에 큰 미소를 지으면서 농담과 진지성을 섞어가면서 질문에 즉각적이요 청산유수 식으로 대답했다. 그는 사적인 물음에도 솔직히 대답했는데 겸손하고 서민적이어서 친근감이 갔다. 영화의 원전은 리처드와 플로렌스 애트워터의 동명 동화.
P로 시작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판테온
누군가를 사랑했는데 그게 끝났을 때의 끔찍한 느낌 잘 알아
영화란 즐길뿐 아니라 본 후에도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들어야
*제목과 함께 영화에는 P로 시작하는 말이 많은데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P로 시작하는 단어는 무엇인가.
-판테온이다. 우리는 P로 시작하는 말을 가능한대로 한 많이 사용하려고 계속 연구했는데 아주 재미있었다. 계속해 P자로 시작하는 단어를 쓰는 것은 영화 전체의 톤에 역동감을 주고 있다.
*영화에 나오는 펭귄들은 실제 펭귄들이라고 들었는데.
-실제로 많은 펭귄들을 사용했다. 좀 과장된 펭귄의 행동은 컴퓨터를 이용했지만 나는 가능한대로 많은 펭귄들과 일했다. 짐승이란 예측할 수가 없고 또 흥미 있는 것들이어서 실제 펭귄들과 일하는 것이 더 좋았다. 난 이미 과거 영화(‘에이스 벤추라, 펫 디텍티브’) 경험 때문에 짐승들과 함께 일하는데 익숙하다.
*그렇다면 펭귄들은 어떤 배우들인가.
-확실히 메소드 배우들이다. 영화의 펭귄들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온 것들로 토론토 태생인 나와 친척지간이나 마찬가지여서 난 지금 그들에게 영주권을 얻어주려고 노력 중이다. 우리는 영화를 찍는 동안 그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많은 수고를 했다. 트레이너들이 상주했는데 그들 말에 의하면 펭귄들이 영화를 찍는 동안에 서로 교미를 했다고 한다. 그런 사실을 보면 펭귄들이 매우 행복했던 것 같다
*펭귄들을 다루기가 힘들었는가.
-아주 힘들었다. 난 몸짓 언어로 그들로부터 바라는 연기를 도출하려고 했는데 힘들긴 했지만 그들을 다루는 방안을 고안하는 일은 재미있었다. 한 예로 내 주머니에 생선을 집어넣으면 그들은 날 따랐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코미디 5편의 이름은 무엇인가.
-먼저 채플린의 천재적 작품인 ‘모던 타임스’다. 이어 피터 셀러즈가 나온 ‘핑크 팬서’ 시리즈 제2편 ‘어 샷 인 더 다크’이다. 그리고 배경에 진지하고 정치적 의미를 내포한 뛰어난 영화 ‘샴푸’와 핼 애쉬비의 ‘해롤드와 모드’ 맨 마지막으로 내가 나온 것을 안 들 수가 없으니 ‘케이블 가이’다. 난 이 영화로 아카데미상을 받았어야 했는데 아카데미는 그런 코미디엔 상을 안 준다.
*당신은 그들의 순진함 때문에 아역 배우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당신 안에 아직도 순진함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난 확실히 그와 닮은 그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모두 순진성의 어느 정도를 갖고 있지만 시간이 가면서 그것은 두려움과 자기타협 그리고 자기혐오에 의해 그 실체가 가려진다.
난 사람들이 내게서 보기를 원하는 순진성을 분명히 유지하고 있다. 난 결코 그것을 잃어버리거나 놓아주질 않았다. 그냥 배우가 영화에 나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보는 것과 사람들이 어느 배우를 보기 위해 영화를 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영화에선 결손가정의 원인인 당신이 다시 전처와 아이들에게 돌아가는데 이런 내용이 당신의 실제 생활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가.
-내가 그런 내용을 가진 영화에 나오는 것은 내가 과거에 내 가족에 완전히 나를 연결시키지 못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역은 내겐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다.
난 영화 ‘티 없는 마음의 영원한 햇빛’에서처럼 과거에 누군가에 의해 지워졌고 또 누군가를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을 잘 안다. 이런 말이 상투적인 것처럼 들리겠지만 그런 일은 늘 일어나고 있다. 우린 끊임없이 자신을 탐닉해 정작 우리에게 중요한 것들을 잃고 있다. 이런 것은 우리 모두에게 보편타당한 얘기로 이 같은 주제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자신에게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촉매가 되어 좋은 것이다.
*당신이 과거에 지워졌다는 얘기가 무슨 소리인가.
-누군가를 사랑했는데 그 것이 끝났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그리고 나서 사람들은 마치 과거가 아무 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삶을 이어간다. 참으로 끔직한 느낌이다.
*왜 이 영화에 나왔는가.
-내용이 사실적이어서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나는 펭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펭귄은 마치 강아지 같아서 함께 있으면 행복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펭귄을 좋아하는데 그 것은 순수한 사랑의 감정이다. 펭귄을 보면 그 즉시로 당신의 마음의 문을 열게 되고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영화에서 당신은 어려운 경우를 당해도 자존심이나 침착함을 잃지 않는데 실제로도 그런가.
-난 언제나 내가 설 곳을 잃게 되면 침착한 자세로 되돌아온다. 나도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가끔 과거 정도를 벗어나 좋지 않은 곳으로 가곤 했지만 거기에 오래 머물러 있지는 않았다. 나의 순진성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의 선과 감사하는 마음에 대한 믿음을 잃고 싶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난 우주와 늘 소통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내가 탈선을 하게 되면 우주가 처음에는 내게 속삭이다가 차차 크게 소리친다. 그 것을 듣지 않으면 큰 변을 당하게 마련이다. 이것이 나의 철학적 면이다.
*당신은 과거 5년간 사귀던 애인 제니 매카시(배우 겸 모델)와 헤어진 지 1년이 되는데 그 경험에서 뭔가 배운 것이 있는가.
-내게 일어나는 일은 모두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나는 한 걸음 더 나아가고 또 배우게 된다. 내가 접촉했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나는 내가 무엇을 원하며 또 원치 않는가를 배웠다. 그리고 사랑의 가치를 배웠다. 관계가 끝나면 한 동안은 머리를 수 없이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면서 야 이게 정말 심각한 일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나는 평생을 함께 살 사람을 찾을 수 있을지 심히 의심스럽다. 그러나 난 내가 사귄 사람들에 대해 후회하진 않는다. 그들과의 관계가 무엇이었던지 간에 나는 그로 인해 지금 내가 있는 좋은 위치에 왔기 때문에 난 그 것을 가치 있게 여긴다.
*지금 혼자 인가.
-그렇다.
*당신은 어느 한 사람과 영원히 살 수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사랑을 할 수가 있는가.
-어느 한 사람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은 나도 잘 모르겠지만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 것에 정착할 수는 없다. 내가 원치 않는 것은 스스로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다. 내가 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면 궁극적으로 언젠가 여왕이 날 찾아오리라 생각한다.
*요즘 코미디는 ‘행오버 2’와 ‘브라이드메이즈’ 같은 저속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 빅히트를 하는 반면 당신은 이런 영화들과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이런 영화들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난 내 고수의 박자에 따라 춤을 춘다. 다른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를 경우 독창성이 만개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난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을 좋아하나 그들의 광적인 팬은 아니다.
왜냐하면 난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본능을 따라 갈 배짱이 있어야 한다. 난 더러운 변소 유머에 괘념치 않는다. 나도 그런 소릴 많이 했다. 사람들을 웃긴다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다. 웃으면 해방감이 온다. 난 사람들이 단지 영화를 보면서 즐길 뿐만 아니라 본 후에도 무언가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동물들과 일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는데 가장 인상적인 경험은 무엇인가.
-난 한때 오리와 관계를 했다(웃음). 타조를 타고 달린 것이 내 생애 가장 재미있는 일이었다.
*당신은 사람들이 당신을 보기 위해 당신의 영화를 본다고 말했는데 당신의 영화가 흥행서 실패했을 때의 당신의 반응은 어떤 것인가.
-난 소위 실패란 것을 안 믿는다. 난 교훈과 초점의 재구성 그리고 절차를 믿는다. 그 것은 우리가 피카소의 모든 작품을 다 좋아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흥행의 성공과 실패는 이 사업의 본질이다.
그래서 난 내 영화가 실패하더라도 그 것을 너무 개인적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 물론 나도 영화가 성공하기를 원한다. 나뿐 아니라 영화를 함께 만든 모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난 내 영화가 실패하더라도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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