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웃고 또 웃고’서 임재범 패러디
’나는 가수다’에 임재범이 있었다면 ‘웃고 또 웃고’에는 ‘정재범’이 있다.
‘무한도전’의 정형돈이 지난주 방송에서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부른 뒤 ‘난 정재범’이라고 자신만만하게 외쳤지만, 정성호는 스스로 정재범이라고 외칠 필요가 없다. 외모에서 말투, 심지어 음색까지 임재범을 빼닮았기 때문이다.
최근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웃고 또 웃고’ 녹화를 앞두고 만난 그는 "우연히 복도에서 마주친 옥주현 씨가 순간 멈칫하며 나한테 인사하더라. 나를 임재범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웃었다.
2007년 ‘개그야’ 코너 ‘주연아’로 얼굴을 알린 그는 요즘 매주 금요일 밤이면 ‘웃고 또 웃고’의 코너 ‘나도 가수다’에서 ‘정재범’으로 분한다.
‘정재범’은 임재범이 ‘나는 가수다’에서 들려준 ‘너를 위해’ ‘여러분’ ‘빈 잔’과 같은 명곡을 고스란히 다시 들려준다.
그러나 노래 중반부까지만 그대로고 고음으로 넘어가면 기다렸다는 듯이 음이탈이 나고 목소리가 갈라진다.
인터뷰 패러디 장면에서는 ‘친구가 없다’던 임재범의 안타까운 고백을 ‘주연아’ 이후 친구가 없다는 자조로 비튼다.
그는 "혹시나 임재범 씨가 언짢게 생각하시면 어쩌나 해서 매니저에게 전화했더니 괜찮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사실 정성호는 노래방에서 임재범의 노래를 애창하는 골수 팬이다.
그는 "노래방에 가면 흉내를 많이 내곤 했는데 그걸 본 감독님이 한번 하면 대박 나겠다며 해보라고 했다"며 "녹화장에서 다들 놀라더라. 임재범 씨의 카리마스가 먹힌 것 같다"라고 뿌듯해했다.
동료 개그맨들까지 놀라게 하는 연기는 부단한 연습에서 나온다.
그는 녹화장에서도 틈틈이 노래를 연습한다. ‘웃고 또 웃고’ 녹화가 있는 날이면 스튜디오 곳곳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며 돌아다니는 그를 볼 수 있다.
집에서 연습할 때는 갓 돌을 지난 딸에게 특히 미안하다.
"임재범 씨 영상을 100번 보고 연습해요. 그런데 영상을 보면 감동을 자꾸 느껴서 외우려고 했던 부분을 잊어버려요. 그래서 자꾸 다시 봅니다. 어떤 분은 제 눈에서 살기까지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하루에 10번은 연습하는데 목이 잘 쉬기 때문에 고음은 많이 연습하지 않아요."
그는 "노래를 할 때 음이 높지 않은 앞부분은 똑같은데 뒤로 가면 안 된다. 중음까지가 내 한계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임재범은 ‘나는 가수다’에서 단 3곡을 불렀다. 그만큼 ‘정재범’이 보여줄 수 있는 레퍼토리도 많지 않다.
그는 "난 임재범 씨가 컴백하길 절실히 기다리는 사람 중 하나"라며 "일단 임재범 씨의 알려진 노래들을 재구성해서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1998년 MBC 9기 공채로 개그맨 생활을 시작한 정성호는 ‘웃고 또 웃고’ 출연진 중 최고참에 속한다. ‘웃고 또 웃고’는 MBC 개그맨들에게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무대다.
그는 설 자리를 잃어가는 후배 개그맨들을 보면 안타깝다.
"요즘 개그맨들 뭐하고 사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렇지만 개그맨들은 방송에서 시청자들을 웃기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후배들한테는 분명 기회가 있을 테니 준비를 해둬야 한다고 말해요."
데뷔 14년차지만 그는 늘 신인이라 생각한다.
"노래는 다시 들어도 좋지만 개그는 다시 보면 웃기지 않아요. 그래서 참 힘들어요. 그렇지만 아직 웃길 수 있다는 걸 보여 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임재범 씨한테 너무 감사해요. 그분이 나왔기 때문에 ‘정재범’으로 웃음을 줄 수 있었어요. 꼭 직접 뵙고 친해지고 싶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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