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파티 등서 접해, 뒷골목은 `옛말`
▶ 친구나 주변서 권하는 경우 상당수 차지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마리화나(대마초)를 접했지만 차츰 다른 마약도 하게 됐습니다.
베이지역 거주 김모씨는 대학교 입학 후 한 파티에서 친구들의 권유로 난생처음 마리화나를 접하게 됐다.
그는 “파티에 온 친구들 대부분이 마리화나가 담배보다 몸에 덜 해롭다”면서 “별거 아니라는 듯 피워보라고 끈질기게 권했다”며 경험담을 털어놨다.
김씨는 마리화나를 접한 그날 이후로 규칙적이었던 생활 패턴이 점차 무너지고 수업을 빠지는 일수도 늘어났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니까 엑스터시(일명 도리도리)와 코카인을 하는 등 걷잡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이 한인들이 마약을 접하는 장소가 이제는 더 이상 우범지대나 으슥한 뒷골목이 아니다. 학교에서부터 나이트클럽, 술집, 가정집까지 다양하다. 또한 마약의 시작이 마약딜러가 아닌 친구나 주변 인물의 유혹에서부터 비롯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인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 나이트클럽들에서 마약거래가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특히 새벽부터 아침까지 문을 여는 나이트의 경우 이곳을 찾는 한인들 중 상당수가 술보다 약에 취해 있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전했다.
그는 “입구에서 하는 몸수색은 총이나 흉기를 찾기 위해서지 마약류 단속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가지고 들어올 수 있다”며 “나이트 내부에서 코카인이나 엑스타시 등이 안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은밀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층도 학생부터 회사원, 자영업자, 전문직 종사자 등 다양하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술집 등지에서 마약 딜러나 마약 사용자들이 혼자 왔거나 파티를 즐기는 손님에게 접근해 대화를 나누다 마약을 권하는 사례도 있다.
이모씨는 “얼마 전 술집에 갔다가 옆자리에 있던 아시안 여성이 엑스터시를 건네 놀랐다”며 “전혀 거리낌 없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처음 마약을 접하는 경우 아는 사람이나 여럿이 함께하면 혼자보다 안심이 되고 ‘모두 하는데’라는 집단심리가 작용해 거절하기 힘든 경향이 있다”면서 “마약을 권하는 이들을 보면 ‘한번은 괜찮다. 이건 약해서 마약도 아니다’ 등으로 유혹해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이려 한다”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코카인, 헤로인, 메타암페타민 등 합법적인 유통이 철저히 금지되고 있는 각종 마약이 버젓이 판매돼 유혹이 사이버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경찰은 “이들 사이트는 판매사나 구매자 모두 익명을 사용하고 있고 추적이 힘들도록 여러 단계를 거쳐 배달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심각성을 우려했다.
한편 지난달 컬럼비아대학 중독예방 정신건강센터가 발표한 미 청소년 마약 실태에서 응답자의 25%가 넘는 고교생이 마리화나가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해 충격을 주고 있다. 또 6명 중 1명꼴로 마리화나를 약품으로 여긴다고 답해 중독 위험이 높은 마약류에 대한 청소년들의 심각한 의식수준을 엿보게 했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청소년 마약 예방책으로 ▲마약을 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설명하라 ▲마약 등에 대한 자녀의 생각을 자주 들어보고 대화하라 ▲마약을 했을 시 어떤 변명도 용납하지 마라 ▲필요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라 등이 있다.
<김판겸 기자> pk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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