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감성을 나와 떨어뜨려놓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사랑 이야기는 인류의 테마고 조금 더 깊이 있는 사랑 이야기를 기회가 오면 해보고 싶었습니다."
곽경택 감독은 21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박경림의 사회로 진행된 영화 ‘통증’ 제작보고회에서 처음으로 정통 멜로 영화에 도전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그전에 준비하던 게 엎어진 상태라 괴로웠는데, 다음날 아침에 ‘통증’의 시나리오를 보면서 세 번 정도 눈물이 났다"며 "나를 설득시킬 수 있는 사랑얘기면 나도 관객을 설득시킬 수 있겠다 싶어서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또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절엔 잘된 멜로 영화를 보면 너무 힘들었고 그 감정에 사로잡혀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였다"며 자신이 멜로 영화를 연출할 수 있는 감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영화 ‘통증’은 곽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것 외에도 인기만화가 강풀이 쓴 원안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작품은 강풀이 애초에 웹툰으로 구상했으나 영화화가 결정되면서 웹툰으로 연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작품은 영화화된 강풀의 작품들 중 유일하게 결말이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여서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줄거리는 어린 시절 사고로 가족을 잃은 죄책감과 후유증으로 통증을 느낄 수 없게 된 남자 ‘남순’과 유전으로 혈우병에 걸려 작은 통증에도 위태로운 여자 ‘동현’이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남순과 동현 역은 각각 권상우와 정려원이 연기했다.
권상우는 이날 "배우마다 좋아하는 감독이 있을텐데, (곽 감독은) 내가 가장 같이 해보고 싶었던 감독이었다"며 "장동건 씨나 주진모 씨처럼 그런 캐릭터로는 난 승산 없을 것 같고 그분들이 멋있는 걸 다 했기 때문에 다른 매력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려원은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실제로 혈우병에 걸린 친구를 만났는데 구김살 없이 밝고 자립심이 강해서 놀랐고 내가 오히려 사랑받고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나도 호주를 떠나 12년째 혼자 살고 있으니까 그런 면(자립심)에서 닮았고 사랑받기보다 주는 것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기하는 게 정말 재미있었고 촬영장 분위기가 좋아 매일 ‘천국으로 출근하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의 초청으로 곽 감독과 권상우, 정려원의 친구인 음악 프로듀서 김형석과 소녀시대 수영, 배우 김형종이 특별 게스트로 초청돼 우정을 과시했다.
특히 권상우와 영화 ‘화산고’에 함께 출연한 뒤 친분을 쌓아온 김형종은 권상우가 사랑을 할 줄 아는 진짜 남자라고 치켜세우며 "결혼설이 터진 뒤 기자회견 전날 한강에 갔는데, 상우가 그렇게 많이 우는 건 10년 만에 처음 봤다. ‘형,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내가 지켜야겠다’고 말하고 기자회견에 나갔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정려원이 "성경공부 멤버"라며 소개한 수영은 "안 지는 2년 정도 됐는데, 9살 차이가 나는데도 언니가 나에게 잘 맞춰줘서 말이 잘 통한다"며 "언니는 쿨하고 잘 놀지만, 일에 있어서는 확실하고 성실하다"고 치켜세웠다.
곽 감독의 친구로 나온 김형석은 곽 감독에 대해 "그냥 경상도 남자마초 성격이 있지만, 되게 섬세하기도 하다"며 "둘이 만나면 (술) 마시기만 해서 어떻게 헤어졌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영화 ‘통증’은 오는 추석에 개봉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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