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낮은 주택가격과 모기지 금리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인 융자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주택시장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집값 바닥·모기지 금리 하락도‘그림의 떡’
풀타임 직장인이면 이용할 수 있었던
‘VOE 프로그램’ 중단 한인들 큰 타격
저금리 컨포밍론 조건 강화도 ‘악재’
가주 내 주택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상태에서 모기지 금리 역시 올해 최저치(30년 고정 4.5% 선)를 유지하고 있지만 집을 사고 싶어도 융자를 받지 못해 ‘마이 홈’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한인 바이어들이 급증하고 있다. 크레딧 스코어도 나쁘지 않고 수입도 어느 정도 괜찮은 한인들도 융자를 받기가 ‘하늘에 별 따기’이다. 모기지 융자시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자세하게 알아본다.
◆사례
밸리 거주 자영업자 최모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웨스트힐스 지역에 60만달러 상당의 주택을 구입하려고 했지만 은행에서 3차례에 걸쳐 융자를 거부당했다. 최씨는 “좋은 매물은 거의 없고 어렵게 발품을 팔아 원하는 집을 찾아도 융자문제로 주택 구입은 그림의 떡”이라며 “우리 부부 모두 크레딧은 좋지만 세금보고 상의 수익으로는 융자가 불가능하다”고 한숨의 쉬었다.
LA 한인타운 거주 박모씨는 지난 5월 타운 내 70만달러 상당의 주택을 구입키로 하고 에스크로를 열었으나 에스크로 종료를 불과 1주일 남기로 융자를 거부당했다.
20% 다운으로 풀타임 직장을 갖고 있다는 증명(VOE·Verification of Employment Program)이 가능하고 크레딧 점수가 700점 이상이면 세금보고 없이도 융자를 해주었던 한인 J모 융자 홀세일 업체 등 융자회사들이 올해 초 당국의 감사를 받아 이 같은 ‘VOE 융자’를 전면 중단하면서 박씨는 모기지를 받을 수 있는 길이 막막해졌다.
◆VOE 프로그램 중지 배경
대출기준 적용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국책기관인 프레디맥은 특히 VOE 융자에 대한 감사를 강화했다.
VOE 프로그램의 중단은 이 프로그램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한인 주택 바이어들에게는 엄청난 타격이라는 것이 한인 부동산 업계의 지적이다. 현재 세금보고 없이 융자를 받으려면 다운 페이먼트 비율을 40%까지 올려야 하는데, 목돈을 마련하지 못한 바이어들이 집 구입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에이전트들도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해 한숨만 쉬고 있다.
리맥스 트라이시티의 서니 김 에이전트는 “세금보고 상 수입이 페이먼트의 3배 이상이 아닌 바이어들은 그만큼 다운페이 비율을 늘려야 한다”며 “한인 커뮤니티의 가장 중요한 경제 엔진 중 하나인 부동산 업계가 융자 프로그램으로 제대로 작동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모기지 시장
앞으로 모기지 시장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년간 72만9,750달러까지의 주택구입에 허용되었던 저금리 컨포밍 융자가 오는 9월30일로 종료되면서 상한선이 62만5,000달러로 하향 조정되기 때문이다. 이미 뱅크오브아메리카를 포함한 주요 은행들은 지난 1일부터 62만5,000달러가 넘는 주택의 컨포밍 융자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좋은 집을 구입하고 싶으면 높은 이자(점보)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바이어들의 구매력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해결책은 정확한 세금보고
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정부가 보증하는 VOE와 비슷한 융자상품이 다시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한인들도 앞으로는 수입을 정직하게 보고하는 등 올바른 세금보고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집을 사려면 모기지 상환 능력 외에도 다운페이먼트의 출처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일단 다운할 돈이 은행에 2개월 동안 들어 있어야 하며 입금된 돈도 1만달러 이상이면 모든 출처를 물어보므로 확실한 근거를 만들어놓아야 한다.
웰스파고 한인 융자담당 스티브 양 론오피서는 “앞으로 집 구입에 대한 준비는 2년 전부터, 특히 세금보고부터 차근차근 해야 한다”며 “모기지 상환 능력 외에도 다운페이먼트의 출처 역시 중요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하고 정직한 세금보고는 필수”라고 지적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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