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에서 최초로 열린 케이팝(K-POP) 경연대회의 열기로 이집트 수도 카이로가 후끈 달아올랐다.
29일 오후 1시(현지 시간)께 제1회 케이팝 한국노래자랑대회가 열린 카이로 마아디도서관 1층 중강당.
북아프리카는 물론 중동 전역에서 한국 문화를 주제로 한 경연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강당에는 대회 시작 30여분 전부터 한국 인기 가수 동반신기와 믹키유천이 적힌 포스터 수십 장이 걸렸고, 태극기를 그려 넣은 티셔츠를 입고 나온 여성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또 카이로에서 2∼3시간이나 떨어진 도시에서 온 참가자도 있었고, 일부러 휴가를 내어 참가한 20대 여의사도 있었다.
행사가 시작하자 400여석 규모의 널찍한 강당 안에 대형 스크린과 스피커가 설치돼 있고 음향기계를 통해 국내서도 인기 있는 ‘케이팝’ 연주가 신나게 흘러나왔다.
그간 갈고 닦은 한국 노래와 춤 솜씨를 과시하고픈 10∼20대 학생은 물론 30대 직장인 등 전체 24개 참가팀은 무대에 차례차례 올라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히잡을 쓴 여대생 3명이 참가한 팀이 한국 아이돌 그룹 뺨치는 댄스 실력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참가곡은 2PM의 ‘핸즈업’, 아이유의 ‘좋은 날’, 소녀시대 ‘오오오(oh oh oh)’ 등 최신곡부터 강수지의 ‘보라빛 향기’ 노사연의 ‘만남’ 등 다양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알렉스 함마드(21.여)는 "처음 이 경연대회에 나왔는데 너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라며 "한국 노래도 좋았고 관중도 많았다. 이렇게 열띤 분위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이 대회를 보러 왔다는 아야 아흐마드(22)는 "한국 노래를 들으니 너무 신나고 춤을 추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내년에는 반드시 이 대회에 참가할 것"이라고 했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경연대회 도중 관중이 계속 몰려 나중에는 복도까지 자리를 모두 메웠고, 한류 확산 차원에서 열린 경연대회인 만큼 저녁 메뉴는 카이로의 한국 식당에서 특별 공수해 온 김치 등이 준비돼 들뜬 분위기를 더했다.
이 대회는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이 한국 음악을 선호하는 이집트 현지인들이 지속적으로 케이팝에 관심을 두도록 유도, 음악을 통해 한류를 더욱 확산하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주이집트 대사관의 박재양 홍보관은 "올해 성공적으로 개최된 만큼 다음에는 준비를 더 철저히 해 이집트 내 한류 확산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오세종 아인샴스대 한국어학과 교수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중이 왔다. 이집트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집트에서는 2004년에 드라마 ‘가을동화’와 ‘겨울연가’가 현지 방송을 통해 방영된 이후 한류 바람이 계속 불고 있으며, 2008년에는 미니시리즈 ‘내 이름은 김삼순’이 이집트 시청자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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