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진 철수 없으면 훈련 못한다 고집
▶ 팬들 카메라 세례에도 굳은 표정 일관
훈련장에 도착한 우사인 볼트가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차 한국에 입성한 ‘지상 최고의 인간탄환’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한국에서 첫 훈련을 시작했다.
볼트는 17일 저녁(한국시간) 경북 경산시 경산체육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자메이카 대표팀 동료와 함께 적응 훈련을 했다. 그러나 몰려든 취재진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 훈련량은 가볍게 몸을 푸는 정도에 그쳤다.
18명의 자메이카 선수단과 예정된 시간보다 15분가량 늦게 도착한 볼트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경산시에서 30명의 경찰이 출동해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를 물샐 틈 없이 경호했다.
부슬비가 가늘게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는 등 조심스럽게 훈련 준비를 마치고 트랙에 선 볼트는 동료 선수와 함께 10여 차례 10~20m 정도를 가볍게 달리며 몸을 풀었다.
그러나 조금씩 달리는 속도를 높이며 페이스를 끌어올리려던 때에 갑자기 몸을 돌려 라커룸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볼트는 매니저와 조직위원회를 통해 “훈련에 집중할 수 없으니 취재진을 돌려보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볼트는 아예 라커룸에 드러누운 채 훈련을 할 수 없다고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인천공항을 거쳐 대구공항으로 입국하던 때에도 볼트는 일체의 취재 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장 펜스 뒤에서 지켜보던 취재진과 조직위원회 사이 몇 차례 논의가 오간 끝에 모든 카메라가 철수하자 볼트는 옷을 갈아입고 트랙 위에서 다시 몸을 풀었다. 그제야 동료 선수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음을 터뜨리는 등 홀가분해진 표정이 가득했다.
그러나 이후로도 볼트는 앞선 훈련과 마찬가지로 몇 차례 10~20m를 가볍게 달리기만 했을 뿐 한 차례도 특유의 폭발적인 질주를 보여주지 않았다. 훈련을 마친 볼트는 짐을 챙겨 조용히 경기장을 빠져나와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어느새 몰려든 주민들이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이댔지만 볼트는 특유의 익살스러운 미소나 자세를 지어 보이지 않은 채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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