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변속출 대구세계육상선수권 ‘기록흉년’
▶ 3일째 대회신도 없어
쿠바의 다이론 로블레스(오른쪽 2번째)가 남자 110m 허들에서 옆 레인의 류상을 제치고 1위로 골인하고 있다. 하지만 로블레스는 레이스 도중 류상의 진로방해 사실이 인정돼 실격당했다. <연합>
일본 도쿄(1991년)와 오사카(2007년)에 이어 아시아에서 3번째로 열리는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 성적 부진으로 결승에 오르지도 못하거나 부정 출발과 진로 방해 등으로 실격 처리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복병들이 영예를 안는 사례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파란행진은 대회 개막일이던 27일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부터 시작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개인 최고기록이 6m인 우승후보 스티브 후커(호주)가 무릎부상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듯 5m50도 넘지 못하고 예선에서 탈락했다. 전날까지 “타이틀 방어에 최선을 다하겠다”던 후커는 경기 후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고 말을 뒤집어 팬들을 허탈하게 했다. 금메달은 5m90을 넘은 폴란드의 무명 파벨 보이치에호브스키에게 돌아갔다.
여자 10,000m 결과도 예상을 빗나갔다. 비비안 체루이요트(케냐)가 타이틀 수성에 나섰던 팀 동료 리넷 마사이를 3위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체루이요트는 2009년 베를린 세계대회 5,000m 우승자로, 이번에는 10,000m까지 두 종목 석권에 도전했고 맞수 마사이를 물리치고 첫 번째 목표를 이뤘다.
개막 이틀째인 28일에는 남자 100m에서 이번 대회 최고스타인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부정 출발로 실격당해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타이슨 게이와 아사파 파월 등 라이벌들이 모두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우승확률이 99%라고 여겨졌던 그가 뛰어보지도 못하고 퇴장한 뒤 그의 훈련 파트너인 요한 블레이크가 첫 메이저대회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한편 세계기록(12초87) 보유자 다이론 로블레스(쿠바)와 ‘황색 탄환’ 류샹(중국), 상승세를 탄 데이빗 올리버(미국) 등 세 명의 우승후보가 맞붙은 29일 남자 110m 허들 결승도 볼트의 실격과 함께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만들어냈다. 가장 먼저 골인한 로블레스가 레이스 도중 옆 레인에서 달리던 류상과 두 번이나 신체접촉이 있었음이 비디오 판독결과 확인되면서 금메달을 박탈당했고 결국 미국의 신예 제이슨 리처드슨이 ‘어부지리’ 속에 행운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밖에 남자 10,000m에서 세계선수권 5연패에 도전했던 ‘10,000m의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38·에티오피아)는 부상 후유증으로 중도에서 기권했고 대신 성인 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던 팀 후배 이브라힘 제일란(22)이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400m 2연패에 도전했던 사냐 리처즈 로스(26·미국)가 결승에서 7위에 그친 것도 예상을 뒤엎은 결과. 우승은 보츠와나의 아만틀 몬트쇼(28)에게 돌아갔는데 보츠와나는 몬트쇼 덕에 세계육상선수권 사상 첫 금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이처럼 탑스타들이 부진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대회는 첫 3일간 세계기록은커녕 대회 신기록도 나오지 않는 기록 흉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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