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어맨하탄이 테러의 상흔을 씻고 10년 만에 가장 번창하는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라운드 제로 인근 로어 맨하탄이 9.11 테러 이후 10년 만에 ‘제2의 황금시대’를 맞고 있다는 희망적인 분석과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미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 지점을 갖고 있는 다국적 부동산 그룹 ‘존스 랑 라살레’는 31일 로어 맨하탄을 뉴욕에서 가장 번창하는 지역으로 꼽으면서 ▶첨단의 사무 공간이 늘어나고 ▶고학력 주민이 몰리고 있으며 ▶교통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입주 기업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 등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존스 랑 라살레의 피터 리구아르드 뉴욕지점장은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로어맨하탄은 향후 10년 내 단순한 금융의 요지를 넘어 미래산업형 기업 입주와 서비스 사업이 증가하고 젊은 고학력자들이 밀집해 거주할 뉴욕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장밋빛 전망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최첨단 오피스 빌딩의 증가다. 2001년 이후 새로운 재건 사업을 통해 넒은 공간과 현대식 기능을 갖춘 친환경 빌딩들이 계속 들어서 2016년까지 1,540만 스퀘어피트의 새로운 사무공간이 창출된다. 9.11 이전까지 이 지역 빌딩들의 평균 건축연령은 60년으로 맨하탄에서 가장 노화했었기 때문에 입주 업체들로서는 큰 매력이 되고 있다.

또한 로어맨하탄은 지난 10년간 거주인구도 늘었지만 인근 엘리트 중산층에게 미드타운보다 출퇴근이 편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전철로 10분 거리인 트라이베카와 소호, 허드슨 스퀘어, 웨스트 빌리지에 거주하는 대졸자의 수가 지난해 53.5%로 10년 전보다 10% 이상 급증했고 비슷한 시간의 통근 지역인 브루클린 덤보에도 중산층이 몰리고 있다.인근 지역뿐 아니라 뉴저지와 타 지역에서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현재 로어맨하탄에는 12개의 전철 노선과 30개의 버스 노선, 뉴저지 PATH 트레인 역, 6개의 페리 터미널이 있고 풀턴 트랜짓 센터가 완공되면 명실공이 뉴욕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같은 입지적 조건과 사무 환경으로 금융 회사 이외 업체들의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 출판 기업 콩드나스트가 원 월드트레이드센터에 110만 스퀘어피트를 임대했고 뉴스위크, 더딜, 옴니콘 등 7~8개의 주요 미디어 그룹들이 올해 입주 계획을 발표했다. 대형 로펌 빌머 헤일사도 21만 스퀘어피트 사무실을 얻어 미드타운에서 로어맨하탄으로 옮길 예정이다.

한편 로어맨하탄의 부흥에는 집중적인 투자가 밑거름이 되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시 독립예산국(IBO)는 200억 달러에 달하는 연방의 지원이 이 지역의 재건에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보고서를 31일 발표했다. IBO에 따르면 이중 직접 지원과 세금 혜택을 포함해 46억 달러가 교통 시설 기반 확충에 사용됐다. 36억 달러는 월드트레이드센터 허브에 책정됐고 풀턴 트랜짓 센터 건설에 모두 14억 달러가 소요된다. 이외에도 뉴욕 지역 상업, 주거용 건설 지원을 위한 리버티 본드 80억 달러 중 64억 달러가 로어 맨하탄의 첨단 오피스 빌딩 신축과 항만 시설 개선에 사용되고 있다. IBO 보고서는 “주민과 비즈니스 업주들의 노력과 함께 연방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로어맨하탄 부흥에 큰 기폭제가 되어 뉴욕에서 가장 활력 있는 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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