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종일 선거 이슈가 지배..박원순, 트위터 선거전도 판정승
최근 수 차례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그 힘을 여실히 보여줬다.
젊은층의 정치의식을 높이고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서 SNS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SNS 민심을 보면 선거 판세를 점쳐볼 수 있다는 가설이 이번에도 유효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번 선거전은 대선 주자가 대거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준대선급’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SNS에서도 선거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다.
SNS분석 전문회사인 트윗믹스에 따르면 지난 4ㆍ27 재보선 선거기간 국회의원ㆍ광역단체장 후보의 이름이 들어간 트윗은 9만5천792건이었지만 이번에는 한나라당 나경원, 범야권 박원순 후보가 거론된 건수가 98만5천158건으로 10배를 넘었다.
선거일인 이날 트위터의 최대 화두는 선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알 수 있는 SNS페이지에 따르면 서울, 투표소, 투표율 등 선거와 관련된 단어가 검색어 톱10의 80~90%를 꾸준히 차지했다.
특히 SNS는 젊은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트윗믹스는 이날 선거 관련 주제로 유통된 트윗 건수가 50여만건이며, 이 중 20여만건이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으로 추정했다. 하루 전체 트윗 건수는 평균 300만건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트윗믹스 김봉간 이사는 "특정 주제를 대상으로 이처럼 집중적인 트윗이 이뤄지는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트위터 가입자라면 수시로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트윗을 읽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오후 들어 투표율 증가세가 주춤한다는 말이 나오면서 트윗 건수가 점점 많아졌다"며 "투표 마감을 앞두고 투표율이 증가하는데 트위터가 일정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트윗의 내용은 오후로 접어들면서 역대 투표율과 비교하거나 구별 투표율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퇴근길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글들이 주류를 이뤘고, 저녁 들어 넥타이부대가 투표에 참여하면서 투표 마감 2시간을 앞두고 투표율이 8.7%포인트 상승했다.
이번에 나타난 또다른 특징은 SNS가 선거전에서 제기되는 각종 논쟁과 공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입장을 정리하는 도구로도 활용됐다는 점이다.
SNS가 투표율 제고 뿐만 아니라 후보를 선택하는 판단 기준의 창구로 그 역할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트위터 공간에서 두 후보를 대상으로 전개된 민심의 흐름을 보면 박 후보의 판정승이라고 평가할 만하다는 것이 SNS 분석업체들의 일치된 견해다.
트윗믹스에 따르면 지난 10~25일 나 후보의 이름이 들어간 트윗은 53만1천772건으로 박 후보(45만3천386건)보다 17.3% 많았다.
그러나 한 달 간 리트윗이 많은 트윗을 보면 나 후보는 네거티브, 부친 사학재단 청탁 의혹, 나 후보를 비판한 전 보좌관의 글 등 불리한 내용이 압도적이었다.
반면 박 후보는 청와대의 내곡동 사저 구입 의혹, 나 후보 검증공세, 학력의혹 해명 등 박 후보에게 유리한 글들이 많이 유통됐다.
김봉간 이사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나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이 트위터에서 훨씬 많이 유통됐다"며 "주로 진보 성향의 젊은층이 트위터를 많이 이용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소셜메트릭스 최재원 부장은 "과거에는 주로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많았지만 이번 선거전에서는 쟁점을 둘러싼 의사소통이 많아졌다"며 "SNS가 지지후보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내용적으로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박 후보는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트위터 주이용층인 20대에서 69.3% 대 30.1%, 30대에서 75.8% 대 23.8% 등 압도적인 격차로 나 후보를 앞서 승리의 원동력을 마련했다.
그러나 SNS의 위력을 과대평가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SNS가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본질적인 것은 후보의 메시지와 정책"이라며 "후보가 내세우는 명분과 대의가 중요하고 SNS는 이를 유통시키는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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