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훼어팩스 카운티 브래덕 지구 수퍼바이저 재선에 출마한 존 쿡 수퍼바이저가 얼마 전 본사를 찾았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쿡 수퍼바이저는 “한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 한인들도 이제 더 적극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어야 한다. 한인들과 주류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일에 주력하고 싶다”는 뜻을 계속 밝혔다. 쿡 후보는 2009년 브래덕 지구에서 문일룡 후보를 60여표로 물리치고 당선됐던 사람. 당시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피를 말렸던 사람으로서 내달 선거를 앞두고 한인 언론을 찾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사례 2
한인 태권도인들을 도와 소위 ‘태권도장 방과후 프로그램 허용안’을 버지니아 주의회에서 통과시키는데 큰 힘을 썼던 팀 휴고 주하원의원(40 지구)이 자신의 지역구에 위치한 한인 마트를 찾았다. 방문 목적은 한인 커뮤니티를 겨냥한 동영상 제작. 이 자리에는 해롤드 변 전 버지니아 선관위부위원장과 조병곤 태권도사범 등 평소 친분 있는 한인들이 함께 했다. 제작된 동영상은 그동안 수집한 이메일 정보를 통해 최근 한인 유권자들에게 일제히 발송됐다. 한인들의 삶을 구석구석 돌아보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앞으로 한인 유권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것으로 팀 휴고 선거 캠페인은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 지역 주류 정치의 풍향도가 소리 없이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그 변화가 주는 무게감과 충격은 미 선거판을 주시해왔던 사람은 감지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예사롭지 않다. 다시 말해 한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먼저 공략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정보가 주류 정치인들의 레이다에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내달 8일 실시되는 버지니아 총선을 앞두고 본보가 특별 섹션을 제작하는 이유는 이런 변화와 큰 관련이 있다. 우선 미국 선거를 나와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했던 과거와는 달라진 한인 유권자들에게 후보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전달해 주자는 취지가 첫째.
주 상원과 하원, 수퍼바이저, 교육위원 등에 출마한 각 후보들의 공약과 경력을 총체적으로 소개하면서 한인 유권자들이 많은 지역 후보들은 집중 분석하는 형식으로 정보를 주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각 후보들은 개별적으로 광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투표장에서 심판을 받기 전에 자신의 존재를 한 번 더 한인 커뮤니티에 확인시키고 싶은 의도다.
미 정치인들의 한인 표밭 다지기는 지난 주말 열린 코러스 축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워싱턴 한인사회의 최대 행사여서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이나 수퍼바이저 외에도 많은 정치인들이 눈도장을 찍는 기회로 삼고 있었지만 이번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는 더욱 간접 캠페인 경쟁이 뜨거웠다.
행사장에는 한인사회가 배출한 마크 김 주하원의원은 물론 팀 케인 전 버지니아 주지사가 축제장을 방문해 한국일보를 위해 정다운 포즈를 취했다. 섀론 불로바 훼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회 의장도 의장 자격으로, 또 이번 선거에서 재출마한 후보로 모습을 드러냈다. 챕 피터슨 주상원의원(민주), 데이브 마스던 주상원의원(민주), 데이빗 불로바 주하원의원(민주), 비비안 왓츠 주하원의원(민주)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미 정치인들의 한인사회에 대한 관심이 선거철에만 반짝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은 여전히 많다. 날로 커가는 한인 커뮤니티를 지나칠 수 없다는 정치인들은 많아지고 있는데 정작 투표장으로 향하는 한인 유권자들의 숫자가 적다면 속빈 강정 꼴이 된다는 얘기. “한인들의 힘을 구체적으로 정치 세력화하기 전에는 절대 숫자는 의미 없다”며 한인들의 투표 참여율 제고를 역설해왔던 뜻있는 한인 인사들의 주장은 다시 새겨 들어야할 말로 여전히 공감을 얻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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