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사회복지 증가분 95% 차지
▶ 금융 등 화이트칼라 산업은 줄어
▶ 지난해 고용 집계 40만명 줄면서
▶ 트럼프 정부 통계 신뢰도에 의문↑
미국이 1월 깜짝 성장한 고용지표를 내놓았지만 해석이 분분하다.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뒤 내놓은 통계에서 지난해 연간 기준 고용 수치를 기존 숫자에서 대폭 수정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통계 담당자를 인선하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늘어난 1월 고용 수치 자체도 질 좋은 일자리가 줄고 연휴 효과로 인한 착시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나왔다.
비교적 저임금인 의료복지와 건설이 늘고 고임금인 정보기술(IT) 및 금융 업계의 일자리가 줄어든 데다 통계 자체에 대한 신뢰성도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NFP)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 증가 폭이 당초 58만4,000명으로 집계됐으나 연례 수정 결과 18만1,000명으로 대폭 하향되면서 통계와 달리 실제 고용이 부진했다는 점이 뒤늦게 드러났다.
핵심 고용지표로 꼽히는 NFP 발표지만 연방정부의 부분 셧다운으로 제대로 된 데이터 수집이 이뤄졌겠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노동통계국 국장을 지낸 캐서린 에이브러햄은 “워낙 응답을 수집하기 어렵고 새로운 통계 방법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실제 노동통계국의 조사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노동통계국은 기업과 가계로 나눠 각각 조사하는데 기업은 주로 대기업 급여 데이터를 통해 파악하고 가계는 직접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BBC는 가계의 설문 응답률이나 일관성이 떨어지는 데다 관련 예산 축소 등으로 신뢰도에 물음표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통계 발표 다음 날 “놀라울 정도로 견조하다”며 고용시장을 추켜세웠다. 그러나 그의 인터뷰가 실린 MS 나우 유튜브 채널에는 ‘우리는 이 수치를 믿지 않는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마이클 가펜 모건스탠리 수석경제학자는 “1월의 강력한 고용지표는 다소 과장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실업 관련 지표는 하향 안정세로 평가됐다. 2월 둘째주 실업보험 연속수급신청자수는 186만 2,000명으로 전주(184만4,000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반면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7,000건으로 이전 숫자(23만1,000건)보다 줄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경제학자인 낸시 반덴 하우튼은 “실업수당 청구 데이터에서 파악한 노동 시장 상황은 악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계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낮추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리한 개입 때문이다. 지난해 8월 ‘고용 쇼크’를 발표한 노동통계국장을 데이터 조작 혐의로 경질한 뒤 보수 경제학자인 E J 앤토니를 임명했지만 공화당에서조차 논란이 일자 철회했다. 대신 정통 통계학자인 브렛 마쓰모토를 국장으로 내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13만 명 증원이라는 ‘깜짝 성과’를 거둔 데는 간호원 등 의료 관련 직종의 뒷받침이 컸다. 1월 의료 및 사회복지 분야에서 12만3,500명이 늘며 전체 증가분의 95% 이상을 차지했다. WSJ는 노령화에 따라 요양시설 병원이나 돌봄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특정 영역 위주로 증가한 점은 오히려 위험으로 지목됐다. WSJ는 “경제학자들은 특정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해당 산업이 침체될 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짚었다.
이번 지표에서도 의료 관련 분야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부문은 정체하는 흐름을 보였다. 고임금 일자리인 금융업은 2만2,000명, IT·미디어 산업은 1만2,000명 감소했다. 특히 통신 부문에서만 1만5,000명이 줄어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규모 구조조정의 여파를 그대로 드러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가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을 내세우고 있는 제조업은 5,000명 늘어난 데 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의미 있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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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박민주·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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