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부터 한국의 총선과 대선을 위한 재외국민 유권자 등록(영주권자와 해외파견 근무자 등)이 시작된다. 미주에만 유권자가 108만2,000명이나 되니까 국회의원 선거는 몰라도 대통령 선거에서는 미주한인사회가 무시할 수 없는 표밭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그런데 요즘 서울시장 선거를 계기로 ‘안철수 바람’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한인들이 많다. 안철수가 누구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엊그제 재야세력 통합운동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안철수에 대해 “내년 대선서 야권 대표선수도 가능하다”고 말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철수(49세, 부산 출생)는 누구인가. 그는 여론조사에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정직한 기업인, 젊은 층이 가장 롤 모델로 삼고 싶은 지성인 등에 선정된 이 시대의 수퍼스타다. “기업에는 영혼이 있어야 한다. CEO는 가장 높은 사람이 아니라 단지 역할만 다른 사람일뿐이며 사원과 수평적인 관계에 있다”는 것이 그의 기업관이다. 그의 저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을 보면 ‘안철수가 말하는 안철수’라는 타이틀의 내용이 있다. 의사 출신이며 기업가인 안철수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어떤 사람을 이야기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관이 아닐까 한다. 나의 가치관은 정직과 성실 그리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다. 나는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다. 나는 천 마디의 말보다 하나의 행동이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 나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 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한다. 나는 원칙을 지키며 그 원칙은 손해를 보더라도 지킬 때에 의미가 있다”
그는 또 서울시장 선거막판 박원순을 지원하면서 그에게 전한 편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부자 대 서민, 노인 대 젊은이, 강남과 강북의 대결이 아니고 보수 대 진보의 대립은 더더욱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이번 선거만은 이념과 정파의 벽을 넘어 누가 대립이 아닌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누구의 말이 진실한지, 누가 과거 아닌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를 묻는 선거이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이 내용을 분석하면 안철수는 탈이념, 화합을 전제로 한 새 시대의 개막을 희망하고 있는 진보개혁파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념에 묶여있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그의 시각으로 보면 모두 환골탈태해야 할 때 묻은 정당이다. 따라서 민주당 후보는 될 리가 없고(민주당에 입당하면 그의 인기는 급락할 것이다) 재야세력이 새로운 당을 창당해 모셔 가면(?) 모를까 머리 싸매고 이전투구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어쨌든 변화를 외치는 안철수 현상은 지금 한국정치의 뿌리를 뒤흔들고 있다. 그의 정치철학은 수평적 리더십이며 이념보다 먹고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고 이것이 IT세대의 환호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기득권이 과보호되고 계층 간 양극화가 심화되면 나라가 망할 징조라는 것이다. 안철수가 박원순을 지지했다고 하여 그를 좌파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금까지의 행적이나 그의 저서에 나타난 철학을 보면 그는 좌파는 아니다.
안철수 현상은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올 것이 온 것이며 한국정계에 대지진이 일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환영할만한 일이다. 만약 그가 내년에 야당과 재야세력의 대표로 대통령에 입후보하고 여당에서 박근혜가 나온다면 볼만한 스릴만점의 선거전이 되지 않을까.
<이철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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