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한국에 온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피트는 나이와 명성에 걸맞은 진지하고 원숙한 매력을 보여줬다.
영화 ‘머니볼’ 홍보차 내한한 그는 15일 오전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50분간 내내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성의를 다해 진지하게 답변했다. 간혹 가벼운 질문에도 장난기 있는 답변보다는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가벼운 농담조차 일절 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 5분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브래드 피트는 영화에서의 깔끔한 헤어스타일과는 달리 어깨에 살짝 닿는 긴 머리를 귀 뒤로 넘긴 모습이었다. 옷차림 역시 검정색 와이셔츠에 검정색 면바지 차림으로, 특별히 격식을 차리기보다는 캐주얼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색깔이 살짝 들어간 뿔테 안경이 지적인 면모를 부각시켰다.
잠시 포토타임을 가진 뒤 자리에 앉은 그는 특유의 환한 미소와 함께 왼손을 살짝 들어올려 "안녕하세요, 여러분. 감사합니다(Good Morning Everyone, Thank you very much)"라는 말로 얘기를 시작했다.
이어 한국 방문 소감과 인사말을 해달라는 주문에 서툰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다시 인사하는 성의를 보였다.
그는 특히 한국 방문 소감으로 "작년에 한국을 방문한 내 아내(wife) 앤젤리나 졸리에게서 한국에 대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어서 한 번 꼭 와보고 싶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연예매체들이 제기하고 있는 ‘브란젤리나’ 커플의 불화설과는 달리 그는 졸리를 ‘아내’라고 분명히 표현했다.
이어 영화에 대한 질문이 30여분간 이어졌고, 그는 시종일관 차분한 어조로 질문당 평균 3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해 진지하게 답변했다. 어느 한 질문도 그냥 가볍게 넘기지 않았다.
특히, 일반적으로 많은 스타들이 기자들이 여러 질문을 한꺼번에 할 경우, 답변 도중 다음 질문을 잊어버려 다시 질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브래드 피트는 기자들이 두세 가지 질문을 한꺼번에 했는데도 질문을 잊어버려 당황하거나 하는 모습 없이 술술 자연스럽게 얘기를 이어갔다. 모든 답변에 매우 확신이 차 있었고, 머뭇거림이나 막힘이 없었다.
영화에 대한 질문이 마무리된 뒤 "대표적인 미남 배우로 꼽히는데, 점점 나이도 들고 있다. 본인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도 그는 망설임 없이 "나는 나이드는 것(aging)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와 함께 지혜가 따라온다. 젊음과 지혜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나는 항상 지혜를 택하겠다고 말한다"며 "아이들이 생기면서 나 자신을 더 많이 관리하게 된다"고 덧붙여 가족에 대한 유별난 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자회견 내내 한 번도 크게 웃거나 사람들을 웃기려고 시도하지 않는 모습은 평소에도 그가 얼마나 진지한 성격인지를 짐작케 했다.
전날인 14일 밤 9시 10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전용기로 입국한 그는 신라호텔에서 묵었으며 15일 하루 일정을 소화한 뒤 16일 오전 출국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취재기자와 사진ㆍ영상취재기자 등 400여 명의 기자가 몰려 그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했다.
이어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 공식 레드카펫 행사에는 3시간 전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팬 1천500여명으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시간에 맞춰 나온 브래드 피트는 레드카펫 통로 주변에 몰려든 팬들 한 명 한 명에게 40여분간 쉬지 않고 성의있게 사인을 해줬다.
이날 피트를 가까이서 본 권모(32.여) 씨는 "상상했던 것보다 더 멋있어서 기절할 뻔했다. 특히 톱스타인데도 너무나 좋은 매너와 잘생긴 외모, 군살 하나 없는 몸매에 완전히 반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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