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구매·전자책 등 시대흐름 못 따라잡고 넓은 매장 활용에도 실패
▶ ■ 대형서점 파산의 교훈
지난 해까지만 해도 동네 근처에 문을 열었던 대형 서점 보더스를 아직도 기억할 것이다. 미국인들이 은은한 커피향을 맡으며 독서삼매경에 빠져보기도 했던 보더스는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만 250개의 스토어가 있었고 전 세계적으로 1만명의 직원이 일을 했으며 매출액이 한때 23억달러에 달했었다.
1998년 영화‘유브갓메일’(You’ve got mail)에서 대형 서점이 여배우 멕 라이언이 경영하던 동네 작은 서점을 무너뜨렸는데 이젠 온라인이라는 파워를 지닌 소비문화가 대형 서점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젠 보더스도 지난 2월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미국 서점협회에 따르면 1,200개의 독립서점이 미국에서 아직도 영업 중이다. 보더스는 어떻게 경영을 했기에 이렇게 쉽게 무너졌는가? 때로 기업가들은 타 기업의 실패에서도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1. 빅 스토어=빅 렌트=하이 리스크
메가스토어는 일단 물량이 많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데 상당수의 독자들이 웹을 통해서 독서를 하면서 많은 고객을 빼앗기게 됐다. 독립 영세서점들은 렌트 부담이 적다. 따라서 혹독한 불경기에도 대형 서점에 비해 비교적 잘 견뎌낼 수 있다. 베스트 바이 같은 대형 스토어도 렌트를 내기 위해 매장 내에 스몰 비즈니스에 렌트를 내주는 형국이다.
2. 자산의 비효율적인 활용
보더스는 수백개의 서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쉽사리 무너졌을까?
보더스는 공간 활용에 실패했다. 넓고 시원한 매장에서 독서 토론회, 이슈에 초점을 맞춘 토론회, 혹은 커피바에서 밴드 플레이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방법 등이 있었다. 요리책 부스에서는 요리강습회를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마케팅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즉 고객들의 발길이 닿는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여러 호재들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그저 도서관 같은 서점으로 만들어버리는 우를 범했다.
3. 유행에 뒤졌다.
세계의 서점시장은 최근 들어 급속한 변화를 겪었다. 상당수의 샤핑객들은 온라인에서 책을 구매하기에 이르렀고 또한 전자책을 읽는 상황으로 변했다. 그러나 보더스는 이렇다할 만한 온라인 시장을 개척하지 못했다. 블락버스터가 비디오 시장의 흐름을 간과해 파산을 자초한 것처럼 업계의 흐름은 계속 변하고 있는데 보더스는 이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다.
4. 테크놀러지에 뒤쳐졌다
책들이 디지털화되고 전자책 리더들이 점차 많아지는 세상이 됐다. 그렇게 세상이 급변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보더스는 아무런 변화도 추구하지 않았다.
아마존이 킨들(Kindle)을 앞세워 전자책 시장을 장악한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최대 서점체인 업체 반스앤노블도 전자책 단말기 눅(Nook)으로 뒤늦게나마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면서 생존의 기틀을 마련한 반면 보더스는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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