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커스 쿼터백 애런 로저스(오른쪽)와 타이트엔드 저마이클 핀리는 올해 전승 기록 때문에 포스트시즌 준비가 애매한 상태다.
‘전승 우승 신화’쫓다가 다쳐서 PO 때 못 뛰는 선수 나오면 낭패
그렇다고 2009년 콜츠처럼 주전선수 다 빼내고 우승에‘올인’한 뒤
두 마리 토끼 다 놓치는 결과 나오면‘바보’소리만 듣게 될 테고…
정작 우승이 목표라면 ‘전승 기록’은 포기하는 게 현명한가, 아니면 ‘전승 우승 신화’를 쓸 역사적인 기회를 절대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것인가.
전승가도를 달려도 문제는 있다. 물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지만, 둘 다 놓치는 결과가 나오면 낭패기 때문이다.
디펜딩 수퍼보울 챔피언 그린베이 패커스가 지금 바로 그런 딜레마에 빠져있다. 정규시즌 첫 13개 경기에서 모두 이겼고, 또 남은 3개 경기 상대 중에는 ‘강적’이 없어 1972년 마이애미 돌핀스에 이어 두 번째로 ‘퍼펙트 시즌’의 꿈을 이룰 가능성이 충분히 보인다. 하지만 그 전승 기록을 쫓다가 핵심선수가 다치는 날에는 플레이오프 때 후회가 막심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NFL 역사상 첫 ‘19전 전승 우승’ 신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도 어렵다. 돌핀스는 정규시즌이 팀당 14개 경기일 때 17전 전승으로 우승했고, 그 후 또 다른 도전자가 나오는 데는 무려 35년이 걸린 점을 생각하면 포기가 쉽지않다.
2007년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2009년 인디애나폴리스 콜츠는 과감하게 전승 기록을 포기하고 우승에 ‘올인’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패이트리어츠는 마지막 19번째 수퍼보울 경기에서 뉴욕 자이언츠에 패해 땅을 쳤고, 콜츠는 주전 선수들을 아끼며 플레이오프에 대비했건만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친 결과가 나와 ‘바보’ 소리만 잔뜩 들었다.
구단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MVP 레이스의 선두 주자인 패커스 쿼터백 애런 로저스는 “항상 위험부담을 안고 뛰어왔다”며 지금까지 한 대로 밀고 나가야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스타 라인백커 클레이 매튜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탑시드와 홈 필드 이점까지 다 확보, 전승 기록 말고는 더 이상 건질 게 없는 상황에서 다치는 선수가 나오면 우승 가능성만 낮추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취했다.
패커스는 지난 주 이미 그런 아찔한 경험을 했다. 오클랜드 레이더스를 대파한 경기 도중 넘버원 와이드리시버 그렉 제닝스가 왼쪽 무릎을 움켜쥐고 쓰러져 가슴이 철렁했고, ‘뇌진탕’(concussion) 증세로 빼내야 했던 선수도 두 명이나 됐다.
패커스는 그나마 제닝스가 플레이오프 때는 복귀가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아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정규시즌 마지막 두 경기는 와일드카드 진출권에 생사를 걸 디비전 라이벌 시카고 베어스와 디트로이트 라이온스를 상대로 치러야한다는 점이 더욱 결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패커스 노우즈태클 B.J. 라지는 이에 대해 “나는 우리 감독(마이크 맥카시)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 겁쟁이 챔피언은 이 세상에 없다. 그는 이것저것 재지 말고 그저 나가서 뛰라고 할 것이 분명하다”며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게 돼 있고, 또 우승할 운이면 다치는 선수도 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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