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철권통치의 김정일시대가 막을 내렸다. 북한당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8시30분 급성 심근경색으로 전용열차 안에서 사망했다고 19일 정오 TV를 통해 발표했다. 예상보다 빨랐던 그의 죽음으로 북한은 체제변화의 중대한 분수령을 맞게 되었으며 따라서 한반도 정세도 혼란과 안정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1974년 김일성 주석의 공식 후계자로 지명된 이후 국정 일선에 나선 김 위원장은 강성대국을 위한 선군통치로 일관하며 1994년 김 주석 사망 때까지 20년간 김 주석과의 공동통치를 거쳐 북한의 절대적 지도자로 군림했다.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희망을 던져주기도 했으나 수십만 주민의 아사를 방치하고 끊임없는 대남테러를 자행하는 한편 핵무기 개발로 대치하는 벼랑 끝 외교로 세계평화를 위협해왔다.
절대군주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세계의 눈은 지금 북한에 쏠려있다. 사상 유례 없는 3대 권력세습의 안착여부에 대한 관심이고, 최고 권력의 공백사태가 야기할 지도 모를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불안에 대한 우려다.
북한은 이미 김정일 사망을 알리는 보도문을 통해 김정은을 ‘위대한 계승자’로 칭하며 새로운 영도자임을 선언했다.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전망은 당분간 무난할 것으로 기울고 있지만 아직 확실히 뿌리내리지 못한 체제의 불안정성이 위험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김정일 사망이 50여 시간이나 지난 후에야 공개된 것도 내부 단속를 위한 시간벌기였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측한다.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있는 북한의 정세와 이에 따른 남북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김정일 발병 이후 지난 2년 동안 준비해온 김정은 후계체제가 생각보다 안정되어 내부동요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금은 우세하다. 중국의 전폭적 지원과 “북한의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전환”을 원하는 미국의 유화적 정책도 체제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김 위원장의 공백을 메우고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려면 북한은 당분간 내부단속 및 관리에 집중할 것이다. 대남 접촉 자체를 중단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체제결속을 위한 의도적 도발이든, 내부 권력투쟁에서의 우발적 도발이든, 한국을 겨냥한 비상사태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 내부 추이를 잘 살펴야 한다. 사망 낌새조차 채지 못했던 정보체제부터 재정비해야 한다.
모든 요인을 감안한 한국정부의 신중하고 침착한 대응을 기대한다. 북한의 상황이 한반도의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빈틈없는 위기관리플랜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어떤 비상사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경계태세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평화공존과 통일을 내다보는 방향감각을 잃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다짐이 모든 대응의 방향타가 되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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