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버지니아 텍에서 총기를 난사해 32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한인학생 조승희가 대학시절 사용하던 계산기가 온라인 경매에서 고가에 입찰중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 ‘조 군의 계산기 매물로 나와, 살인 및 살인범과 관련된 물건인 ‘머더러빌리아에 대한 논쟁 재개(Va. Tech killer Cho’s calculator for sale, renewing debate on ‘murder abilia’)’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매물로 나온 조씨의 물건은 조씨가 재학 당시 사용하던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사의 ‘TI-83 플러스’ 계산기가 범죄자들의 물건을 팔고 사는 인터넷 사이트인 ‘수퍼노트(Supernaught)’ 에서 경매에 부쳐졌다.
조씨의 계산기는 일반 대학생들이 수학 강의시간에 사용하는 평범한 종류로 원래 가격이 99달러지만, 현재 입찰가가 3,700달러에 달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수퍼노트 측은 "이 계산기는 조씨가 범행에 사용할 총, 탄약 등을 마련하기 위해 이베이에 내놨던 몇 안 되는 물품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조씨의 계산기는 2007년 4월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 3개월 전 그가 직접 이베이에 62달러에 내놓은 물건이다.
당시 조씨는 이베이 웹페이지에 해당 계산기를 내놓으며 "사용한 기간이 한 학기도 안 되고, 작동도 매우 잘 된다"고 상품 설명을 했다.
범죄자의 물건을 모으는 수집가와 전문가들은 이번에 경매에 나온 계산기가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 4년 만에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조씨의 물건이어서 ‘희귀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살인자들의 물건들이 이처럼 인터넷 등에서 고가에서 매매되는 것에 대해 사건 피해자 등 일각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휴스턴에 본부를 둔 피해자 권익 옹호단체의 한 관계자는 “머더러빌리아를 매매하는 것은 음험하고 비열한 짓”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조씨 사건의 한 피해자 가족도 “살인자들의 물건을 매매해 이익을 챙긴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신문은 수집가들 사이에서 범죄자들의 물건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현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라고 전했다.
일례로 1963년 케네디 대통령 암살 당시 사용됐던 잭 루비의 총은 1991년 경매에서 플로리다의 한 부동산 재벌에게 22만달러에 팔렸고, 33명의 소년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존 웨인 게이시가 그린 그림은 1만5,000달러에 판매되기도 했다.
<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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