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향상과 인건비 절감에 힘입어 해외에서 미국으로 ‘유턴’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미국 제조업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 경기회복 속도는 다른 어떤 선진국보다 빠르다. 이는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세계의 공장’ 중국과 견줄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0년 시간당 0.50달러에 불과하던 중국의 임금은 현재 3.50달러까지 치솟았고 환경 등에 대한 당국의 규제도 잇따라 신설, 인건비 외 비용도 높아졌다.

반면 지난 10년간 미국 제조업은 구조개선을 거쳐 생산성이 높아진 데다 임금인상도 억제됐다. 달러 약세도 경쟁력에 한몫하는 요소다. 최근 미국 내 확산하는 국산 선호정서도 생산시설 유턴을 부추기고 있다.

포드, GM, 캐터필러 등 간판 제조업체가 근래 잇따라 대규모 고용계획을 밝힌 것 역시 미국 내 제조업 경쟁력 강화 추세와 맞물려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향후 5년 안에 북미시장에서 미국산과 중국산 제품의 단가 차이가 사실상 없어질 것이라고 국가과학위원회(NSC)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이런 미국 제조업 경쟁력 향상의 이면에는 ‘고용 없는 회복’의 그림자가 존재한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생산성 향상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업계가 저금리와 설비투자 촉진 정책에 힘입어 앞다퉈 자동화 설비투자에 나서 노동력 수요가 많이 감소한 까닭이 있다. 미 로봇산업협회에 따르면 2010년 10월부터 1년간 산업용 로봇 주문은 이전 1년에 비해 41%나 급증했다.

자동화·기계화 결과 과거 제조업 현장에서 다수를 차지한 저숙련 노동자 대부분이 설자리를 잃었고 첨단장비를 능숙하게 다루는 숙련 노동력 수요는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