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워싱턴 동포들과 미국인들이 저희 가정에 보내준 사랑과 관심은 결코 갚지 못할 은혜입니다. 영원히 간직할 것이며,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지난 1999년 9월 소아신세포암을 앓는 아들의 치료를 위해 워싱턴지역에 머물렀던 이경률 광주광역시 인권담당관(50)이 10년 만에 이곳을 찾았다.
지난 1989년부터 97년까지 해마다 5월이면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5.18 정신계승 국민대회’ 사회를 맡아 우렁찬 목소리로 집회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 ‘5월의 사나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이 담당관이 지적 장애를 갖고 있는 장남에 이어 유난히 영특했던 둘째 용우(당시 9세) 군마저 희귀병에 걸린 사실이 알려지자 광주지역 12개 시민사회단체가 나서 모금운동 등을 벌이며 투병을 지원했다. 이 담당관 가족은 지인들의 도움으로 볼티모어로 와서 존스합킨스 병원 등지에서 치료를 받았고, 워싱턴-볼티모어 한인사회는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각종 모금행사와 함께 지원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용우 군은 3년간의 눈물겨운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고, 가족들은 2002년 2월 1일 귀국했다.
이 담당관은 “동포들의 사랑은 귀국해서 인권관련 활동을 하게 된 동기이자 강력한 힘”이라며 “가족들도 같은 생각이며, 봉사와 헌신하는 자세로 베푸는 삶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관의 부인 성정란씨는 광주에서 영어교사로 재직 중이며, 아들 동훈군은 23세의 청년으로 성장했다.
이 딤당관은 “미국사회에서 한인들의 지위 상승이 두드러져 뿌듯하다”며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세계 최초의 ‘유엔 인권도시’ 지정이 성사되면, 동포들에게 모국의 자부심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관은 전남민주주의 청년연합 의장, 광주민주청년회 회장, 한국민주청년단체협의회 의장, 광주환경연합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광주 서구장애인협회 상임이사, 광주인권도시추진 원탁회의 위원과 인권도시 광주헌장 제정 기초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계약직인 인권담당관은 임기가 3년이다.
공모를 통해 전국 지자체 최초의 인권담당관이 된 이 담당관은“5·18 영령들이 꿈꿨던 도시를 만들어보겠다”며 “5.18을 도시의 역사적 가치로 승화하는 노력과 함께 인권문화를 확산시키고, 국제교류를 통해 세계 인권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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