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경기 장기화로 한인식당 개.폐업 반복
▶ 2년간 뉴욕.뉴저지 115곳 닫고 120곳 생겨
지난 15년간 건설업체에서 근무해 온 김모(41)씨는 2년 전 회사를 퇴직하고 한식당을 오픈했다. 자기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그 동안 모아온 돈에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리고 전 주인으로부터 ‘오너 모기지’도 얻었다. 하지만 ‘내 비즈니스’의 꿈이 무너지는 데는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경기침체로 외식, 회식이 줄어든데다 인근에 비슷한 메뉴를 가지고 있는 경쟁 업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인 식당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먹는 장사는 손해보지 않는다’는 속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식당이 쉽게 생겼다가 쉽게 사라지고 있다.지난 2년간 뉴욕·뉴저지에서 1주일에 1개 정도의 한인 식당이 문을 열었고 그 만큼의 식당이 또 문을 닫았다. 한인 밀집지역인 플러싱 노던 선상과 먹자골목, 뉴저지 펠리세이즈팍 거리에서도 신장개업 간판을 본 게 엊그제 같은데 1년도 지나지 않아 주인이 바뀌는 식당을 어렵지 않
게 볼 수 있다.
’영어 구사가 어려워도 한인 고객들만 잘 유치하면 된다’는 판단으로 너도 나도 식당을 열지만 정작 생존율은 낮다. 수년간 영업을 해 온 장수업소들을 제외한 신생 업소만을 볼 때는 거의 바닥 수준이다. 폐업과 신장개업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곳이 바로 한인 요식업계이다.
2010년과 2012년 뉴욕한국일보 업소록을 통계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년 사이 문을 닫은 한인 운영 식당은 뉴욕 73곳, 뉴저지 42곳 등 총 115곳에 이른다. 그 시기에 문을 연 식당은 조금 더 많았다. 같은 기간 창업 식당 수는 뉴욕 74곳, 뉴저지 46곳 등 120곳이다. 전체 한인 음식점 수는 2012년 현재 343곳으로 2010년 338곳과 비교할 때 거의 변동이 없다.
이처럼 한인 식당들의 개업과 폐업이 잦은 것은 무엇보다 경기 침체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가족 단위의 외식이나 직장의 회식 등이 눈에 띄게 줄었다. 또 예산 부족을 겪고 있는 시정부가 요식업소에 대한 각종 단속을 강화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한인 식당도 또 다른 이유다. 한인 고객들만으로는 현재의 식당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인 고객들을 제한이 돼 있는데 한인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식당이 자꾸 생겨나니까, 결국 진입한 만큼 퇴출되고 있는 것.
이밖에도 식재료 가격이 지난 2년간 40% 정도 올랐다. 하지만 한인 식당들은 고객의 발걸음을 잡기 위해 가격을 올리지 못한 채 제살깎기 경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식당 관계자들은 무조건 식당을 오픈하기보다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 고객 대상이 아닌 외국인 고객을 유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맨하탄에서 강서회관을 운영하는 곽자분 회장은 “가게를 오픈만 해도 한인 손님들이 몰려오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며 “특히 한식은 차별화와 고급화를 통해 근본적으로 한인이 아닌 외국인 손님을 공략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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