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인구의 증가와 함께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
올해 60세인 노먼 하벨은 건물 관리를 하던 10년 전 사고로 노동력을 잃었다. 그의 부채는 의료비 및 크레딧카드 사용 등으로 8만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그의 수입은 소셜 시큐리티 장애혜택비인 월 904달러가 전부이다. 그는 던닥의 작은 아파트 지하층에 살고 있다.
볼티모어 선지에 따르면 메릴랜드는 물론 미 전역에서 베이비 부머와 그 이상의 연령층이 부채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고 크레딧 카운슬러와 변호사, 경제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다.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가들은 볼티모어지역에서도 파산신청을 포함 재정 보조나 일자리를 찾는 노년층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소재 피고용인 혜택 연구소에 따르면 1992-2007년 사이에 부채를 가진 50대 중년은 53.7%에서 63%로 늘었다. 특히 55세에서 64세 사이는 주택과 소비 등으로 81.7%가 부채를 갖고 있었다. 이 기간 동안 55세 이상 가구의 평균 총부채액은 7만370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하벨은 당뇨로 고생하다 지난해 63세로 세상을 떠난 부인의 치료비를 아직도 다 갚지 못했다. 의료비는 노년층이 당면한 부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직장을 가진 경우에도 급격하게 치솟는 의료비 때문에 직장에서 제공하는 건강보험 부담금이 늘고 있고, 메디케어 혜택은 65세 이후에나 가능하다. 또 메디케어는 보청기나 치과, 장기간 요양 등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많은 노인 주택주들은 은퇴와 함께 융자금이 부채로 남는다. 주택 가치의 하락은 은퇴자들에게 융자금 상환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일부 노인들의 크레딧카드 부채도 심각하다. 65세 이상 미국인의 평균 크레딧카드 부채는 2005년 8,138달러에서 2008년 1만235달러로 늘어났다. 이는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이다. 더욱이 노인들 중에는 자신 혹은 자녀들의 학자금 융자에 묶여있다. 연방준비은행의 3월 보고서에 의하면 50세 이상 성인 중 17%가 총 8,700억달러의 학자금 융자 부채를 안고 있다.
여기에 질환이나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부채는 늘어난다.
저소득층 노인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볼티모어 소재 메릴랜드 리걸 에이드의 소비자법률반의 루이스 카웰 변호사는 노인들의 부채는 크레딧카드에서 의료비까지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볼티모어시의 노인들 중 다수는 재산세가 밀려 있어 자택이 몰수 위기에 놓여있다. 카웰 같은 공공기관의 변호사들은 최근 수년간 재정적 구제를 원하는 노인들이 부쩍 증가했다고 밝혔다. 노인들의 파산신청은 최근 수년간 눈에 띠게 늘고 있다. 파산신청을 하는 중간연령은 1991년 36.5세에서 2007년 43세로 올라갔다. 65세 이상은 파산보호신청을 하는 연령대 그룹 중 가장 급증하고 있다.
<박기찬 기자>
법률 지원기관인 리걸 에이드의 볼티모어카운티 노년 법률 프로그램의 고문변호사인 마리 아퀴노는 “최근 상담을 한 75세의 여성은 주택융자금이 9개월치가 밀려있고, 크레딧카드 부채가 1만달러이며, 학비융자금도 3만6,000달러가 남아있었다”며, “이 여성의 수입은 매달 1,100달러의 소셜시큐리티 수표가 전부였다”고 전했다. 아퀴노 변호사는 “이 여성은 파산보호신청을 통해 자택을 유지하기를 희망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