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흔 바라보는데 아직… 누가 짝 좀 찾아주세요”
“장성한 아들·딸 결혼시키기 왜 이렇게 힘들까요”한 해도 중반을 넘어선 요즘, 결혼 적령기가 지난 자녀를 둔 한인 부모들은 다급하기만 하다. 또 한 살 더 먹어 아예 혼기를 놓쳐 버릴까 전전긍긍이다.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고 번듯한 직장을 잡아 독립을 선언할 때까지는 좋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배필’을 소개시킬 기색이 없다.
‘결혼해야지’소리도 못하고 끙끙 앓다가 자녀들의 배필 찾기 부모 모임에도 나가보고 아들·딸 몰래 결혼정보업체 등록도 했지만 올해도 그냥 지나갈까봐 애간장이 타들어간다. 자녀 양육 의무보다 더 걱정스러운‘결혼 안하는 자녀 결혼시키기 프로젝트’과연 가능할까.
■애끓는 부모들
“도통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없어요. 부모들만 안달이 나서 결혼을 시키려고 하지요” 마흔을 바라보는 의사 아들을 둔 이씨 부부는 내 아들이 아니라도 빠질 것 없는 조건인데 유독 결혼이 늦어지다 보니 부모 입장에서는 별별 생각이 다 든다고 했다. 대학시절 중국인 의대생과의 결혼을 반대한 게 후회가 될 지경이라며 가슴을 치던 이씨 부부는 고민하다가 자녀들의 짝짓기를 위한 부모들의 만남에 나갔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박 사장 내외가 참석한 것을 보고 반가움에 옆자리로 달려갔다.
박 사장 부부 역시 서른다섯을 넘긴 딸이 걱정스러워 모임에 나온 경우. 박 사장은 “딸한테 딱 한 번만 만나보라고 했다가 타박만 들었다”며 “평소에는 신앙심이 깊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는데 30대 중반이 넘어서도 선교 다니는 게 좋다며 결혼을 미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느긋한 자녀들
결혼정보회사들에 따르면 짝 찾기를 미루는 싱글족은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감정을 중시하는 낭만족, 둘째는 배우자 조건을 따지는 맞춤족, 셋째는 사생활을 즐기는 나홀로족이다. 이들은 자의반 타의반 결혼을 미루지만 공통적으로 “어차피 늦은 것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라는 여유 아닌 여유를 보인다.
직장생활 5년 차의 여성 박모(31)씨는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고 싶은 바람은 있다. 박씨는 “연애도 해보고 상처도 받았다. 이젠 혼기가 찼다고 서둘러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정말 마음을 나누고 서로 편이 되어 줄 사람을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한 김모(34)씨는 “어느 날 일어나보니 거울 앞에 웬 아저씨가 서있어 놀랐다”며“나이 들어 버린 모습이 허탈했다. 더 늦기 전에 사람을 만날‘기회’라도 가져보려 한다”고 말했다.
■배필찾기 모임 성황
지난 6년 간 자녀들의 배필을 찾아주기 위한 부모의 모임을 가져온 ‘좋은 만남 클럽’의 누적 회원수는 711명이다. 이 중 여자가 409명, 남자는 302명이고, 연령 분포를 보면 남성은 36~40세, 여자는 31~35세가 가장 많다. 직업도 남녀 모두 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 의료계가 월등히 많고 변호사, 교사, 공무원 등 석사 이상 고학력자 비율이 절반이 넘었다고 한다.
■부모와 자녀 접점 찾아야
한국과는 달리 ‘맞선’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녀에게는 부모가 1세 사고방식을 버리고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자녀가 내세우는 조건을 수용하는 넓은 아량도 중요하다.
좋은 만남 클럽 박창영 부회장은“결혼이 성사되려면 코드가 맞아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노총각일수록 미모를 따지는 성향이 높고 마마보이로 남아 있거나 만년 소년 같은 남성도 있다. 또, 여성의 경우 고학력과 높은 연봉이 배우자 찾기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며 하나의 조건에 너무 치중해 좋은 사람을 놓치지 않도록 할 것을 강조했다.
<하은선·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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