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토 61%가 가뭄피해
▶ 사료·곡물·육류 연쇄 파급
육류와 유제품 가격이 3.5~5%가량 뛸 전망이다. 연방 농무부(USDA)에 따르면 50년만에 중서부에 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작물 수확이 감소하면서 가축들의 사료가격이 상승, 올 하반기 쇠고기와 닭고기, 달걀, 우유, 치즈의 가격이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전역에 걸린 가뭄 비상사태와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가격 인상 그리고 한인 식품 가격에 미치게 되는 영향 등을 알아본다.
■ 전국 2/3가 가뭄상태
연방 가뭄대책기구가 지난주 밝힌 가뭄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전역의 거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61% 지역이 사실상 가뭄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네바다와 유타, 콜로라도, 애리조나, 뉴멕시코, 아칸소, 아이오와, 일리노이, 인디애나, 오하이오, 켄터키, 미주리 등 12개 주가 가장 극심
한 가뭄을 겪고 있으며, 북동부 지역은 가뭄상태는 아니지만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폭염과 가뭄이 겹치면서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서부지역에서는 산불 위험성도 크게 증가하고 있고, 중부지역에서는 가뭄의 영향으로 옥수수 재배지대의 땅이 말라붙어 작황이 30%나 줄어들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 옥수수 가격 3달만에 50% 폭등
USDA는 올해 가뭄으로 인한 재산피해가 지난해 120억달러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반세기만에 찾아온 가뭄은 미국 옥수수 작황의 88%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옥수수는 가공식품과 가축사료 등의 필수 곡물일 뿐 아니라 미국의 주요 수출 품목이기 때문에 미국 내 식료품 가격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식량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USDA의 리처드 볼프 이코노미스트는 “사료 가격이 급증하면 농장에서 사육 가축수를 줄이게 된다”며 “지난해에 비해 이미 가격이 뛰었는데 앞으로 더욱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USDA는 쇠고기가 4~5%, 닭과 칠면조는 3.5~4.5%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치즈와 우유 등의 유제품도 당초 예상치인 1~2%보다 높은 2~3%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콩과 옥수수의 가격 인상으로 식용유의 가격도 4~5% 인상될 전망이다.
한편 25일 옥수수는 부셸당 7.96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세 달 전에 비해 50% 이상 오른 가격이다. 콩가격도 지난 6월에 비해 25% 증가했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 예상된다.
■ 한국 식품도 오름세
한인마켓의 식품들도 가뭄의 영향을 받게 된다.
옥수수 등 작물을 사용해 시리얼이나 스낵으로 제조해 한인 및 주류시장에 유통하고 있는 신화의 노정환 대표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인해 입고가격이 적지 않게 인상됐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우려되어 아직은 출하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올 연말이면 가격 반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 연말과 올해 초를 기해 미서부 지역에 수출 판매되는 한국산 밀가루 제품이 15% 뛴 것을 비롯 콩, 팥 등 잡곡류 역시 5% 이상 가격이 올랐으며 고추장, 된장, 쌈장 등 장류가격도 종전 가격에 비해 5% 이상 상향 조정돼 팔리고 있다.
타운 내 한 마켓 관계자는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미국산은 물론 한국산 식료품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추세”라며 “이번 가을 작황상황에 따라 한국산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 이상고온도 문제
지난 1895년 이후 기상기록을 갖고 있는 미국 해양 대기관리처에 따르면 올해 평균기온은 사상 최고를 기록 중이다. 이는 옥수수나 콩을 비롯한 여러 작물의 생장을 저해하며 그 결과로 목축업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폭염 등의 날씨는 사회 인프라에도 안 좋게 작용한다. 텍사스의 고속도로와 일리노이의 원자력발전소, 워싱턴의 도로와 지하철 등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사회 간접자본 시설이 고온과 가뭄, 폭우 등에 의해 심하게 훼손됐다.
기상환경이 안 좋아지자 의회는 그동안 미뤄온 농업 지원법을 통과시키라는 압력을 받고 있지만 공화당이 지배하는 하원에서는 1조달러나 소요되는 이 법안에 대한 의견이 갈려 있어 쉽게 통과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의회에는 농업과 관련한 몇몇 연방 지원 프로그램이 계류돼 있지만 가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해야 한다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토머스 빌색 연방 농업장관은“ 연방 하원이 농업관련 법을 상정해 표결에 부칠 수 있도록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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