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보고서 "학생 장래보다는 주주 이익 우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미국 영리대학(for-profit college)들이 매년 연방정부로부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기금 지원을 받으면서도 교육 내용이나 학생들의 장래보다는 주주들의 수익 보장에 골몰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 연방 상원이 30일(현지시간) 공개한 800쪽 분량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영리대학들은 강의의 질을 높이기보다는 신입생 모집과 마케팅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으며, 학위를 받지 못하고 빚쟁이가 된 채 학교를 중퇴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와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아이오와 출신 민주당 톰 하킨 의원이 이끄는 상원 교육위원회가 30개 교육법인을 대상으로 2년간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보고서는 2008~2009학년도에 등록한 영리대학 학생들의 절반에 해당하는 59만6천556명이 학위를 받지 못한 채 대학을 떠났고, 전체 중퇴생들의 절반 정도는 입학한 지 4개월 이내에 학업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2년제 학위 프로그램에 입학한 학생들의 중퇴율은 64%에 달했다.
하킨 교육위원장은 "영리 고등교육기관에서 두 가지 중대한 문제를 발견했다"며 "한가지 문제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납세자들의 돈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많은 영리대학들이 소속 학생들에게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해를 입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영리대학이 2009~2010학년도에 연방 장학기금을 통해 지원받은 돈이 320억 달러(약 36조4천억원)에 달하며, 이는 교육부의 장학기금 총액의 약 25%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영리대학들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장학금인 펠 그랜트(Pell Grants)에서 75억 달러를 받았는데, 이는 2000~2001년의 11억 달러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영리대학들이 수익금을 주로 신입생 확보와 마케팅에 썼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사 대상 영리대학들은 수익의 22%에 해당하는 41억 달러를 마케팅과 신입생 모집 담당 직원 채용에 사용했고, 19%에 해당하는 36억 달러를 이익으로 남겼다.
반면, 강의 등 교육과 직접 관련된 부문에 사용한 것은 약 32억 달러로 전체 수익의 18%에 불과했다.
영리대학들의 행태는 교직원 채용 및 배치 현황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2010년 한 해 동안 30개 영리대학들은 3만2천496명의 신입생 모집 담당 직원을 채용했는데 이는 학생 진로상담 직원 3천512명, 일반 지원부서 직원 1만2천452명보다 훨씬 많다.
보고서는 또 영리대학 학생들 중 등록금 대출을 받는 비율이 96%에 달해 4년제 공립대학의 48%의 두 배에 달하고, 대출금을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는 비율도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영리대학들의 과도한 신입생 모집 경쟁과 마케팅 행위를 규제해왔지만, 재학생 개인 상담과 취업 알선과 같은 서비스의 최소 기준을 설정하는 등 더 많은 규제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법인들은 영리대학에 대한 규제가 직장생활을 하는 성인들과 저소득 학생들에 제공될 교육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스티브 건더슨 사립대학협회 회장은 성명을 통해 "불행하게도 하킨 위원장의 보고서는 이념 때문에 현실을 무시하는 관습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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