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영향력 건재한 클린턴 전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6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차기 대선에 도전하려면 비록 요식행위라고는 하지만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공식지명을 받고 수락해야 한다.
현직 대통령인 오바마가 민주당 대선후보라는 데는 이견이 없기 때문에 누가 지명될 것이냐는 이야깃거리가 안 된다. 관심은 이벤트 성격이 짙은 전당대회에서 과연 오바마를 띄우는 역할을 누가 할 것이냐에 모아지고 있다. 지명자에 따라 유권자와 언론의 주목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주요 매체들은 30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9월3∼6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와 AP 통신은 오바마 대선운동본부와 민주당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9월 5일 오바마와 조 바이든 부통령을 민주당 정·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하고 저녁 텔레비전 황금시간대에 오바마를 지지하는 연설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클린턴이 전당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오바마가 얻게 되는 이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퇴임한 지 11년이 지났어도 클린턴의 대중적 인기가 여전해 그를 잘 활용하면 유권자들에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인물은 오바마밖에 없다는 점을 부각할 수 있다. 클린턴은 무엇보다도 재임 기간에 미국의 경제 번성기를 이끈 마지막 민주당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있다.
오바마 캠프의 선거전략가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지난 4년은 물론, 과거 20년 동안 빌 클린턴보다 넓은 안목을 갖춘 사람은 이 지구상에 없다"고 말했다.
클린턴의 전당대회 참석은 또 당원들의 단합에도 일조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P는 오바마가 직접 클린턴에게 전당대회 연설과 후보 지명을 부탁했고, 클린턴은 쾌히 응했다고 전했다. 클린턴은 오바마나 캠프 관계자들과 수시로 선거전략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전·현직 대통령 간의 `찰떡궁합’은 공화당 진영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전직 공화당 대통령의 도움을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강경책을 구사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아직도 정치적 영역 등에서 이롭기보다는 해로운 인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부시는 롬니 지지를 선언했지만 롬니의 대선운동에 관여하고 있지 않으며 8월 말로 예정된 공화당 전당대회에도 참석할 계획이 없다고 말해왔다.
클린턴의 민주당 정·부통령 후보 지명과 지지 연설로 바이든 부통령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9월 6일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단상에 올라 오바마를 소개하고 연설을 하게 된다.
통상 부통령은 대선후보 수락 하루 전날 밤 연설을 하지만 오바마 캠프는 클린턴에 집중된 관심을 흩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9월 5일에는 클린턴만 연설을 하는 쪽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액설로드 전 고문은 "클린턴으로 하여금 유권자들 앞에서 후보를 지명케 하고, 바이든으로 하여금 대통령의 결단과 리더십, 중산층 재건 노력 등 오바마의 치적에 관한 연설토록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당의 자산(인물)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9월 6일 샬럿의 한 옥외경기장에서 후보 수락연설을 할 예정인데 언론들은 7만명 이상이 모이고 수백만명이 TV를 시청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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