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의 새로운 주거지역으로 곽광을 받고 있는 다운타운이 수요에 비해 과도한 주택건설로 인한 거품몸살을 앓고 있다.
개발 붐을 이루던 LA 다운타운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다운타운은 2000년 이후 콘도 개발이 급속히 진행되며 한인 등 유입 인구가 크게 증가했지만 2007년 시작된 부동산 몰락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뜨는’ 부동산으로 여겨지던 LA 다운타운 콘도 버블이 드디어 터졌다는 진단이다.
‘주거지’인기 높아졌지만 공급 과잉
일부 콘도 몇년 새 가격 절반으로 뚝
우편번호 90014지역 무려 78%‘깡통’
■다운타운 ‘깡통 콘도’
최근 다운타운에는 가격이 곤두박질한 ‘깡통 콘도’가 급증하고 있고 팔리지 않는 매물도 쌓여가고 있다.
부동산 전문 사이트 ‘질로우’(zillow)에 따르면 다운타운에서 콘도가 밀집돼 있는 집코드 90014의 경우 무려 78%의 콘도가 팔려도 모기지를 다 갚을 수 없는 ‘깡통주택’(underwater)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6가와 9가의 샌피드로 스트릿과 그랜드 애비뉴 사이에 위치한 콘도 5개 중에 4개는 깡통주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2005년에 20만달러에 거래됐던 다운타운 7가와 스프링 스트릿의 작은 스튜디오 콘도(550sqft.)는 현재 가격이 반값인 10만달러까지 추락했다. 콘도가격의 하락은 다운타운 전체로 퍼져 있다.
파이낸셜 디스트릭으로 통하는 집코드 90017는 66%가 깡통콘도이고 창고가 밀집해 있는 웨어하우스 디스트릭(90021)은 64%가 팔아도 모기지를 다 갚을 수 없는 깡통콘도다. 차이나타운과 시청 부근의 90012는 51%가 깡통콘도다.
■콘도 구입한 한인들도 직격탄
다운타운 중심을 약간 벗어나 있는 LA 라이브와 한인 의류·봉제업체가 밀집돼 있는 패션 디스트릭(90015)과 리틀도쿄(90015)의 콘도는 깡통주택 비율이 각각 44%와 36%로 다운타운 북동쪽보다는 그나마 시장 다소 양호하다. 이들 지역은 한인들이 다운타운에서 콘도를 집중적으로 구입한 곳이다.
LA카운티의 평균 깡통주택 비율이 30% 정도인 상황과 비교하면 깡통주택 비율이 월등히 높은 다운타운 콘도를 투자하거나 구입해 ‘재미’를 본 한인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방 센서국 통계에 따르면 현재 다운타운의 총 인구는 2만7,800명에 달하며 이 중 한인 인구는 4,700여명으로 추산되는데 10년 전에 비하면 5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재개발 붐을 타고 2000년대 초반부터 콘도를 구입하는 한인들이 다운타운으로 많이 몰렸지만 대부분 2007년 이후 가격하락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르네상스 재개발 기대 못미쳐
일부에서는 LA시가 1999년부터 대대적인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LA라이브 등 ‘다운타운 재개발 르네상스’를 이끌고 다운타운 재개발 업자들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하면서 다운타운이 새로운 주거지역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지만 결국 기대로 그치고 말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다운타운에 새로 지어진 콘도 유닛은 총 7,000개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LA시가 다운타운을 재개발하면서 고층 고급 콘도에만 치중해 일시적으로 부동산 가격만 급등하는 결과를 가져왔을 뿐, 공원이나 학교, 교통 등 장기적인 기반시설의 조화 있는 개발은 외면해 결국 콘도 시장이 붕괴됐다고 평가했다.
■다운타운 콘도 시장 회복의 한계
다운타운은 다른 지역보다 콘도시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특이한 문제를 안고 있다.
다운타운 콘도는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로 주요 바이어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매매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 홈리스가 많은 스키드로우 지역에 가까운 콘도는 아무리 가격을 내려도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LA라이브 근처의 콘도는 가격대가 아직도 70만달러에 형성돼 있고 관리비(HOA fee)가 비싸 바이어를 찾기 어렵다.
또 다운타운 콘도들은 블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도 감정가가 천차만별이어서 정확한 투자 가치를 산정하기 어려워 투자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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