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일어나 가구재배치, 이메일보내기 등부터
침대 옆 자고 있는 사람 때리기까지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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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즌튼에 사는 김모(33)씨는 한밤중 일어나 욕실에서 노트북을 켜고 글을 썼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기억하지 못하는 몽유병을 앓고 있다.
그는 "이런 수면장애가 당황스럽다"며 "내가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무섭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와 같이 무해한 경우도 많지만 몇년 전 영국의 한 남자가 악몽을 꾸다가 옆에서 잠자던 아내를 살해했으나 평소 몽유병을 앓고 있다는 정상참작이 되어 풀려난 것처럼 위험한 경우도 있다.
또 몽유병은 주로 어린시절 겪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지난 5월 스탠포드 의과대학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 전체 성인의 3.6%, 약 840만명이 자다가 걸어다니는 몽유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마우라이스 오헤욘 스탠포드 정신의학 및 행동과학 교수는 "실제로 이보다 훨씬 몽유병 환자수가 많을 것"이라며 "몽유병 연구 데이터가 1980년대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것밖에 없다"고 밝혔다.
■아이들은 자연치유되나 어른일수록 심각
4-12세 사이에 발병하는 몽유병은 대부분 일시적이고 자연치유되나 어른의 몽유병은 한번 생기면 여생 내내 고생할 수 있으며 나이를 먹을수록 빈도와 정도가 심해진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오헤욘 교수는 한밤중 일어나 가구를 재배치하거나 집안을 청소하거나 누군가에 이메일을 보내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무해한 행동은 종종 TV와 영화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다가 일어나 부엌의 스토브를 키거나 운전하려고 하는 경우는 심각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드물지만 창문을 타고 빌딩에 올라가거나 침대 옆에 자고 있는 사람을 때리는 폭력적인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스탠포드대 연구자들은 몽유병은 수면장애(sleep disorder)의 일종이나 불안, 우울증 환자들이 더 쉽게 걸릴 위험이 높다고 밝혔으나 마크 마호왈드 신경학자(스탠포드 방문교수)는 몽유병이 정신질환과 관계가 있다는 것은 잘못된 개념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몽유병은 인간 신체의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몽유병환자들은 두뇌는 깨어있으나 일부 행동을 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인간두뇌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면부족과 스트레스가 유발요인
몽유병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와 약물 또는 유전에서 기인하는 호흡문제로 보고 있다. 오혜욘 교수는 "수면부족과 스트레스가 몽유병 유발의 주요소"라며 호흡문제로 오는 몽유병은 약물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괴로움은 몽유병 환자로 끝나지 않는다. 가족들도 매일밤 공포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방심했다가 위험한 일을 벌일지도 모르고 다칠 위험도 있기에 가족들은 쉽게 잠들지 못하고 매일밤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 다.
이번 연구를 통해 스탠포드 의과대학이 발견한 결과로는 ▲몽유병 환자의 약 1/3은 가족력이 있다. ▲몽유병은 성별과 연령과 관계가 없다. ▲수면제 복용자는 최소한 한달에 두번 정도 자다가 일어나 걸어다닐 가능성이 높다 등이다. 좀더 자세한 정보를 알려면 http://sleep.stanford.edu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몽유병 환자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야간에 모든 창문과 외부 문을 잠그고 문에 종을 달거나 알람을 설치한다. ▲게이트의 계단을 차단하고 위험을 일으킬 만한 전기코드를 제거한다. ▲날카로운 물체나 깨지기 쉬운 물건은 몽유병 환자의 손에 닿지 않도록 치운다. ▲잠들기 전 명상이나 이완운동을 한다. ▲피로는 몽유병을 유발할 수 있으니 충분히 잠을 자도록 유도한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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