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한때 고급 주상복합의 대명사이자 부촌의 상징으로 통하던 곳이다. 전용 165㎡의 매매시세는 2007년 9월 33억4,000만원으로 3.3㎡당 6,700만원에 육박했지만, 올해 초 18억8,550만원에 거래되면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2009년 7월 30억원에 거래됐던 전용 175㎡도 올해 초 실거래가가 23억원선으로 추락했다. 지금은 이 가격에서 수억 원을 더 빼준다 해도 쳐다보는 사람이 없다.
반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아파트는 지난해 7월 준공된 성동구 성수동의 주상복합 ‘갤러리아 포레’. 전용 271㎡의 실거래가는 54억9,913만원으로 3.3㎡당 6,700만원에 달했다. 2008년 분양 당시 중간층이 35억5,000만원(3.3㎡당 4,4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새 약 35%(19억원ㆍ3.3㎡당 2,3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철옹성처럼 여겨지던 서울 강남권 랜드마크 주상복합의 패권이 강북으로 옮겨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상복합 거품이 꺼지면서 강남권 랜드마크 단지들의 시세는 급락한 반면, 강북권은 서울 숲과 용산 등 다양한 개발 호재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을 대표하는 주상복합 단지들은 올 들어 호가는 물론 실거래가도 상당수준 곤두박질쳤다. 타워팰리스의 경우 지난해년까지만 해도 218㎡ 아파트가 43억8,000만원, 244㎡가 43억원에 거래되며 서울지역 실거래가 상위 5위와 7위에 각각 올랐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엔 10위권 안에 1곳도 이름을 내밀지 못했다. 관리비가 비싼데다 환기와 통풍 등 생활편의성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형성됐던 거품이 주택시장 장기침체와 맞물리며 급속히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사는 “타워팰리스의 명성이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라며 “관리비 부담에 환기 등의 문제로 노인층 부자들은 진작에 강북 등으로 옮겨갔고, 중·장년층도 청담동 등의 고급빌라로 많이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하늘을 찌르던 강남권 주상복합의 위상이 꺾이면서 최고가 실거래 자리를 점차 강북권 랜드마크 단지가 꿰차기 시작했다. 특히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는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공동주택 최고가 실거래 단지 상위 10개 가운데 5개를 점할 정도로 강세다.
최근 몇 년간의 시세를 봐도 남저북고 현상이 뚜렷하다. 국민은행이 조사한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타워팰리스 2차 152㎡는 2005년 1월 9억6,500만원에서 6월 현재 12억2,500만원으로 2억6,000만원 오르는데 그쳤지만, 용산구 한강로 ‘시티파크’ 2단지 152㎡는 같은 시기 9억1,400만원에서 14억5,000만원으로 5억3,600만원이 올랐다. 같은 면적이지만 타워팰리스보다 가격이 2배나 오른 것이다.
요즘 주상복합 시장은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대세이지만, 강북에선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이 나오고 있다. 용산구 동자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 전용 131㎡는 분양가(13억2,000만원)에서 5,00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어 있다.
공급량도 강북이 압도적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3~2012년) 서울에서 분양된 주상복합 아파트 총 3만2,799가구 중 65%가량(2만1,241가구)이 강북권에서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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