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경기 외적으로 항상 세계 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끄는 나라는 북한이다. 블랙홀을 연상시킬 정도로 가장 폐쇄된 나라가 북한이다. 게다가 하는 말과 행동이 엉뚱하기 때문이다.
사격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그 북한선수에게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자 그는 ‘원수의 심장을 겨누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1972년 서독 뮌헨 올림픽에서의 일로, 그 ‘독기어린 발언’에 대해 북한사격협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사과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했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닌 모양이다. 그 첫 해프닝은 북한 여자축구 팀과 콜롬비아 팀의 경기에서 발생했다. 주최 측의 실수로 경기장 전광판에 북한의 인공기 대신 태극기가 등장하자 입장을 거부하며 1시간 이상 게임을 보이콧한 것이다.
결국 ‘영국총리의 사과’라는 자못 거창한 ‘외교적 전과’를 얻어내고 북한 팀은 경기를 치렀다.
생각밖에 북풍(北風)이 거세게 불었다. 북한은 유도에서 금메달을 따더니 역도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잇달아 3개의 금메달을 땄다. 전 세계가 놀랐다. 그런데 금메달을 딴 선수들의 소감 발언에 북한은 또 다시 루머에 휩쓸리게 됐다.
하나같이 김정은의 영도 때문에 금메달을 땄다며 그 공로를 청년대장에게 돌렸다. 그 바람에 북한 당국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에게는 상을 주지만 노메달로 그친 선수들은 강제수용소로 보내진다는 루머까지 외신에 보도되었다.
“김정일의 기분이 상당히 들떠 있는 것 같았다. 계속 건배를 외치고 남쪽에서 온 손님들과 돌아가며 사진을 찍었다.” 최초의 남북정상회담 후 한국의 언론사 사장단들이 평양에 초대됐을 때 그 파티에 참석했던 한 언론인의 회고다.
“그런 분위기에서 한 북한 측 여성간부가 접촉해왔다. 함께 김정일에게 가서 사진을 찍자는 것이었다. 별로 내키지 않아 거절했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끈질기게 졸라 결국은 손님의 입장으로 김정일에게 사진 찍기를 청했고 그 여성도 함께 찍었다.”
그랬더니 정말로 뛸 정도 기뻐하더라는 것이었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이랬다. ‘김정일과 찍은 사진 한 장’이면 북한 사회에서는 만사형통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었다. 평생을 보장받는 징표라는 거다. 나중에야 그 의도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
왜 하나같이 김정은 찬양인가. 그 답은 뻔하다. ‘혹시 수령님의 칭찬이라도…’
그래서인지 너무나 안쓰러워 보이는 것은 ‘원쑤 미국’에게 패한 북한 여자 축구 선수들의 표정이다. 한창 때의 나이다. 그런데 젊은 여성다운 활기보다는 고생고생하며 한 평생을 지낸 중년 여인 같은 초췌한 표정들이 눈길을 끌었다.
‘런던올림픽 경기에서 미국과 남조선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김정은의 지시 때문인가.
런던 올림픽 경기장에서 비쳐진 남과 북의 젊은이들. 대조적인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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