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난이도 신기술 창조해 도마 왕좌에 앉다
런던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체조사에 한 획을 그은 양학선(20)은 도전 2년 만에 세계를 평정한 ‘도마의 신(神)’이다.
체조를 먼저 시작한 형을 따라 광주 광천초등학교 3학년 때 체조에 입문, 9년 만에 세계 챔피언에 등극했다.
여의치 못한 집안 사정, 게다가 지독히도 술을 즐기던 아버지 밑에서 체조 선수 양학선은 홀로 컸다.
광주체중에 진학해 오상봉 당시 감독(현 광주체고 감독)의 권유로 도마를 시작한 양학선은 일찍 두각을 나타내며 한국 체조를 이끌어 갈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대한체조협회에 등록된 그의 현재 키는 159㎝.
그는 남다른 점프력으로 키가 작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 만번 도마 위를 날았다.
도마는 출발선에서 25m를 달려 스프링보드(구름판)를 밟고 높이 135㎝, 너비 95㎝, 최대 길이 105㎝인 도마(뜀틀)를 양손으로 짚고 공중회전을 한 뒤 매트에 착지하는 종목으로 얼마나 높이 뛰었는지, 얼마나 동작이 화려한지, 얼마나 정확하게 착지했는지를 따진다.
부단한 훈련으로 양학선의 기량은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광주체중 3학년이던 2007년 전국종별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며 체조인들의 관심을 받은 양학선은 광주체고 입학 첫해인 2008년 전국체전에서 개인종합, 단체전, 도마 등 3관왕을 이룩하고 유망주로 커 나갔다.
그러다 체조협회가 2012년 런던올림픽을 겨냥해 금메달 전략 종목을 평행봉에서 도마로 바꾸면서 양학선이 곧바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평행봉 규칙이 바뀌면서 금메달을 따기가 더욱 어렵게 되자 체조인들은 짧은 기간 승부를 걸어볼 만한 도마로 전략을 수정했다.
한국 체조는 도마에서 두 번이나 은메달을 땄지만 착지 때 발목 부상에 대한 위험이 커지면서 이 종목을 포기하는 선수가 많았다.
그러나 양학선은 7.0점짜리 고난도 기술을 자유자재로 펼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선수였고, 협회의 전략 수정과 함께 곧바로 성인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이후 양학선은 전문적인 지도와 관리 속에 기량이 급성장, 세계적인 선수로 떠올랐다.
2010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펼치며 도마와 링 종목을 제패했다.
그해 7월 처음으로 출전한 성인 국제 대회인 재팬컵 국제초청 대회에서는 세 차례나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을 밟은 마리안 드라굴레스쿠(루마니아) 등에 이어 도마 성적으로는 전체 40명 중 4위에 오르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세계적으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양학선은 2010년 10월 생애 처음 참가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도마 4위라는 성적을 남기고 국제 심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점프의 높이와 화려한 공중 동작에 매료된 심판들은 이후 양학선을 주의 깊게 지켜봤고, 2010년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양학선에게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양학선은 아시안게임에서 체조의 달인이라는 중국 선수를 0.5점 이상 제치고 당당하게 시상대 윗자리에 섰다.
1천분의 1점 차이로 순위가 갈리는 체조에서 0.5점은 매우 큰 점수 차이다.
양학선은 한체대에 진학한 2011년, 광주체조 21년 선배인 여홍철(경희대교수)의 전매특허 기술인 ‘여2’를 한 단계 발전시켜 공중에서 세 바퀴를 비트는 신기술을 창조했다.
이 기술은 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를 통해 이 종목 최고 난도인 7.4점으로 인정받았고, 비장의 무기를 앞세워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올림픽 출전 채비를 끝냈다.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부터 시작해 올해까지 만 2년도 안 되는 시간에 도마를 정복한 그는 런던올림픽에서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자신만의 기술인 ‘양학선’으로 마침내 세계를 호령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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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의 기대주 양학선이 6일 오후(현지시각) 노스 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체조 경기중 자신이 창조한 양학선 기술로 도마 연기 1차시기를 성공하는 모습을 연속촬영한 모습.<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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