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치고 사연 없는 것이 없겠지만 양학선(20) 선수의 금메달은 특히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한국에서 사상 첫 체조부문 금메달이라는 감격도 크지만, 그 메달에 담긴 이 청년의 10년 세월 피와 땀이 절절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국이 지금은 잘 살게 되어 사정이 달라졌지만 몇 십년 전 가난할 때만 해도 운동선수들은 가난한 집안 출신이 많았다. 가난을 이겨낼 탈출구로, 가난을 뚫고 도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꿈으로서 운동이 선택되곤 했다.
양학선은 그 가난하던 시절의 전형적인 운동선수 모습이다. 아버지는 미장일, 어머니는 공장 일을 해서 근근이 사는 어려운 가정형편, 그런 부모에게 번듯한 집 한칸 마련해 드리고 싶은 지극한 효심, 이를 위해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해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해피엔딩 스토리이다.
경기 후 그의 부모가 사는 집이 언론에 공개되자 국민들은 가슴이 아프다 못해 숙연했다. 그의 부모는 일반 단칸방도 아닌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단칸방에서, 양 선수의 상패와 메달, 사진들을 한 켠에 가지런히 정돈해 놓고 살고 있었다. 이를 본 한 건축회사가 아파트 한 채를 기증하기로 함으로써 양 선수의 오랜 소망 하나가 이루어졌다.
아울러 양 선수는 금메달에 대한 정부 포상금 6,000만원, 대한 체조협회 포상금 1억원을 받게 되었으니 가난에 대한 한을 어느 정도는 풀게 되었다.
운동 종목에 따라 인종이 확연히 구분되는 경우들이 있다. 예를 들어 수영 선수들은 거의 백인인 반면 육상 선수는 거의가 흑인이다. 대개 돈이 들지 않는 운동들에 흑인선수들이 몰려있고, 많은 경우 선수들은 가난에서 탈출하려는 의지로 운동을 선택한다.
예를 들면 자메이카의 육상 붐이다. 자메이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육상강국이다. 남자 육상 100m 2연패를 기록한 우사인 볼트를 비롯, 남자 육상 1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요한 블레이크, 여자 육상 100m 2연패의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가 모두 자메이카 선수들이다.
그런가 하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그리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육상 100m에서 각각 금메달을 딴 영국선수 린포드 크리스티와 캐나다 선수 도너번 베일리도 사실은 자메이카 출신이다. 크리스티는 2살 때 영국으로 이민을 갔고, 베일리는 13살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자메이카가 이렇게 육상에 강한 데는 두가지 요인이 지적된다. 첫째는 유전적 요인. 자메이카 사람들에게는 체질적으로 액티넨 A라는 성분이 많다고 한다.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빠르게 하는 이 성분 덕분에 단거리 달리기에서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올리는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둘째는 국가적 차원의 선수 양성. 어린 나이부터 유망주를 발굴해 체계적으로 훈련을 시키는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이 두가지 기본적 요인에 더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고생 끝, 행복 시작’의 꿈. 카리브 해 서인도 제도에 위치한 작고 가난한 나라에서 부와 명예를 거머쥐는 지름길은 육상선수가 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세계적 경탄의 대상이 되는 볼트 같은 선수를 보면서 자메이카의 어린이들은 달리고 달리며 올림픽의 꿈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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