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카고 사저로 오랜 지지자들을 불러 뒤늦은 51번째 생일 파티를 겸한 자금모금 행사를 열었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시카고 남부 고급 주택가 켄우드 지역에 소재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사저 정원에서 한여름 가든파티가 열렸다. 평소 비밀경호국 요원들의 삼엄한 경비 아래 조용하게 유지되던 집이다.
현관 입구에는 미국 국기가 내걸리고 마당의 나무와 꽃들은 말끔히 단장됐다. 초대된 손님들은 세련된 라임 색 테이블보가 덮인 탁자에 수명씩 모여앉아 잔잔하게 흐르는 재즈 음악을 들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오바마는 매년 생일이면 시카고를 방문해 다양한 자금모금 행사를 열고 절친한 인사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지만 지지자들을 공개적으로 자택에 초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오바마 캠프 거액 기부자 75명으로 참가비는 1인당 4만달러(약 4천500만원). 대선 캠페인 소액 기부자 가운데 일부도 추첨을 통해 초대됐다.
오바마는 "우리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말로 지지자들을 맞았다.
이어 "오늘 참석자 중 다수는 내가 1980년대 중반, 마땅한 양복 한벌 없이 시카고에서 사회운동을 하던 시절부터 알아온 친구들"이라고 소개했다.
지지자들에게 초대장을 보냈던 미셸 오바마는 정작 이날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모금 행사 참석차 자리를 비웠다.
오바마는 참석자들에게 아내 미셸이 시카고 남부에서 태어나 자란 토박이임을 강조하면서 "시카고는 나와 미셸이 만나 가족을 형성한 곳이다. 나는 시카고 남부로 입양된 아들인 셈"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11일 오후 시카고에 도착해 재선본부에서 스태프들과 회동한 뒤 인근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이어 12일 하루 시카고에서 5개 자금모금 행사를 열었으며 최소 400만달러(약 45억원) 이상을 모금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바마는 생일파티 참석자들에게 이날 폐막한 런던 올림픽에 관해 언급하면서 "2012 미국 대선은 자메이카 출신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의 레이스처럼 여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테이프를 끊는 마지막 순간까지 질주해야 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선거에 이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을 앞으로 전진시킬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서 있다"고 자신했다.
오바마는 자택 생일파티 후 오바마와 아주 가까운 친구인 부동산 거부 마티 네스빗의 집과 백악관 선임 고문 밸러리 재럿의 어머니 바브라 바우먼의 집으로 자리를 옮겨 지역 표심 잡기에 나섰다.
오바마는 비밀경호국 요원들과 함께 걸어서 이동하면서 환호하는 이웃들에게 악수 건네기도 하고 지역 TV방송 카메라를 향해 시카고 스포츠팀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시카고 자금모금 행사 중 공화당 대선 후보 밋 롬니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폴 라이언 연방하원의원(42. 위스콘신주)에 대한 첫 반응을 보였다.
오바마는 이번 대선을 중산층 보호 정책을 펴려는 민주당과 기득권층 보호를 위한 공화당의 대결로 규정하면서 "새로 조성된 공화당 대선 후보 팀은 부자와 기업이 잘돼야 그 파급 효과로 전체가 풍족해진다고 믿는 경제 정책(trickle-down fairy dust)을 갖고 있으나 이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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