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조사서 국민 10%만 지지…법안 처리도‘최악’
미국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의회의 업무 수행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9-12일 전국 성인 1천12명을 대상으로 의회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포인트) 83%가‘불만’이라고 답했다. 긍정 답변은 10%에 그쳤다.
이는 지난 2월 기록한 사상 최저치와 같은 것이다. 갤럽이 지난 38년 간 230회에 걸쳐 실시한 의회의 업무 수행 지지도 평균 34%에 훨씬 못 미친다.
1974년 4월 첫 조사 때 의회 만족도는 30%였다. 2005년 초기부터 40%로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2011년 6월 이후에는 매달 20% 아래에서 맴돌다 지난 2월 10%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또 10%라는 사상 최저의 의회 만족도가 나온 것이다. 2007년 이전에는 의회 지지율 20% 미만이 1979년과 1992년 단 두 번밖에 없었다.
최고 의회 업무 지지도는 9.11 뉴욕.워싱턴 동시 테러 직후인 2001년 10월로 84%에 달했다.
이번 조사에서 의회 만족도는 정당 소속에 관계없이 모두 낮았다. 민주당원은 지난 7월보다 9%포인트가 급감한 9%, 공화당원은 10%, 무당파층은 11%만이 의회 업무 처리를 지지했다.
미 의회의 생산성도 1947년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전국지 유에스에이투데이가 연방 하원사무처의 기록을 자체 분석한 결과 제 112대 의원들이 작년부터 지금까지 발의안 3천914건 중 약 1.6%인 61건만이 상하원을 통과해 발효됐다.
채택 법안 건수는 지난해 90건, 2010년 258건, 2009년 125건이었는데 1947년(395건) 같은 조사가 시작된 이래 125건 아래로 떨어진 해는 1995년(88건)뿐이었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의회(do-nothing Congress )’라고 했던 1948년에도 511건의 법안이 처리됐다.
최악의 의회 생산성은 야당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이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 부결되는 등 `쪼개진 의회( divided Congress)’의 역기능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2009년과 2010년은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
갤럽은 지난 40년 간 국민들의 의회 평가가 통상 긍정보다 부정이 많았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너무도 나빠져 월간 지지율이 1년 이상 20% 미만에서 놀고 있다며 경기 침체 장기화와 쪼개진 의회 등을 요인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갤럽은 이 같은 부정 평가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대통령.의원 선거나 공화당 부통령후보로 깜짝 지명된 폴 라이언 하원 예상위원장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부언했다.
4명의 정.부통령 후보 가운데 민주당 티켓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은 상원의원 출신으로 라이언과 함께 의회 경험이 있으나 공화당 대선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중앙 정치 경험이 없다. 의회 부정평가가 롬니에게는 유리하게도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워싱턴포스트(WP)는 의회의 사상 최저 인기가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롬니는 공화당 의원들과 한통속이다’라거나 `라이언은 공화당 의원들의 이념적 지도자’라고 강하게 비판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golden opportunity)’를 제공하고 있다며 공화 쪽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한편 갤럽의 별도 조사에서 미 국민 75%가 경제.고용.사회보장.교육 등 국가의 현재 상황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 찬성률은 23%였다.
라스무센 리포츠 조사(지난 6-12일 예상투표자 3천500명 대상 조사,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포인트)에서도 29%만이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갤럽은 국민들의 높은 국정 불만족도가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1992년 8월 국정 만족도가 17%로 연임에 실패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각각 38%, 44%로 재집권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권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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