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여성 가족부가 전국 청소년 8,7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73%가 매일 욕을 하며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욕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5.4%에 불과했다. 또 청소년 욕설에 관한 한 보고서는 청소년의 언어가 거칠어진 제일 큰 원인을 부모의 말투에서 찾고 있다. 집에서 부모에게 욕설을 듣고 자란 아이는 욕을 자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욕은 언어라는 수단을 통한 폭력이다. 그 대상은 물론이고 하는 사람의 정신을 병들게 만들고 언어폭력에 익숙한 아이들은 육체적 폭력을 당연시 하게 된다. 한국 교육의 큰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왕따와 급우 괴롭히기 모두 언어폭력에서 비롯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저질스런 언어 사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회 풍토다. 지금은 좀 뜸 해졌지만 한 때 한국 사회를 뒤흔들던 소위 ‘나꼼수’ 열풍이 그 대표 사례다. 인터넷 방송은 처음부터 끝까지 쌍욕의 연속이다. 어떨 때는 욕이 주제고 나머지는 시간을 때우기 위한 후렴 같이 들릴 정도다. 그래도 다운로드 수가 1,000만 회가 넘고 거기 출연자들은 인기 스타며 정치인들은 ‘나꼼수’가 부르기만 하면 신발 벗고 달려간다. 이런 꼴을 보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뭣을 배울 것인가.
이런 ‘나꼼수’ 열풍을 한 물 가게 만든 것은 프로 제작자의 하나인 김용민이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오면서부터다. 한 때 거의 이길 것 같던 선거는 그가 과거 “라이스 국무장관을 강간해 죽이자” “노인들이 시청에 못 오게 에스컬레이터를 없애자” 등 막말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그의 낙선은 물론 참패할 것 같았던 새누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런데도 민주당 내에서는 그를 비난한 인간도, 징계를 내린 일도 없었다.
그러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는지 이번엔 대선을 앞두고 그와 비슷한 일이 또 터졌다. 민주당의 이종걸 의원이 박근혜를 “그년”이라고 부른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파문이 일자 이종걸은 처음에는 “그녀의 줄임말”이라고 했다 다음에는 “오자”라고 했다가 그 다음에는 “사실은 본심”이라는 등 횡설수설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사과는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인간이 조선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회영의 손자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이번 사태를 대하는 여성 의원과 인권 단체들의 이중 잣대도 문제다. 강용석 전 의원의 아나운서 비하 발언 때는 그토록 펄펄 뛰던 수많은 단체와 여성 지도자들은 다 어디 갔는지 쥐 죽은 듯 조용하다. 예수는 인간의 마음속에 든 것은 결국은 입을 통해 세상에 나온다고 가르쳤다. 아름답고 품위 있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품위 있는 말이, 저질스럽고 더러운 생각을 하는 사람은 쌍욕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래서 ‘말은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한국 정치판에서 저질 인간들이 사라지는 날이 하루 빨리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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