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에게 월요일은 평일 가운데 가장 맥 빠지는 날이다. 주말의 휴식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어김없이‘월요병’을 앓는다. 그리고 그 월요병의 강도는 직속상사의 됨됨이와 직결되어 있다. 고약스런 성품의 못된 상사, 시정잡배를 연상시키는 치졸한 상사, 부하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피로감을 높이는 무능한 상사가 포진한 직장에서는 한 주 전체가 월요일의 연속이다.
‘팀웍보다 출세 우선’ 상사, 직원들 업무 몰입 방해
결국 생산성 저하·회사 건강비용 지출 크게 증가
“요즘같은 취업난엔 절이 싫어도 무작정 못 떠나” 한숨
성격 평가전문가인 로버트 호간은 어느 직장이건 못 됐거나, 치졸하거나, 무능한 상사는 늘 있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못되고 치졸하고 무능한 3종 종합세트 형 상사도 없지 않다.
호간이 대표를 맡고 있는 툴사 소재 인력관리 전문업체가 실시한 서베이에서 직장인들은 “직속상사 때문에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냈거나,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
상사와 불화를 빚은 하급 직원은 보호받기 힘들다.
최근 플로리다주 아멜리아 아일랜드에서 열린 미 심리학협회 연례총회에 자체적인 조사결과와 함께 이제까지 나온 여러 단체들의 보고서를 한데 종합해 분석한 호간은 “상사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낸 대다수의 직원들은 결국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만900명의 심리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협회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호간은 “성인 근로자들 가운데 75%가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원천으로 직속 상사를 꼽았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악덕 관리자들로 인해 회사는 엄청난 건강경비를 지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간부 사원을 잘 못 쓰면 회사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애기다.
형편없는 상사의 두서도 계통도 없는 지휘는 필연적으로 휘하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불러와 이들의 면역체계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전국의 리더십 전문 컨설턴트들은 직속 상사로 인한 직장인들의 정신적, 신체적 부담이 사람들이 그저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심리학협회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의 리더십 컨설턴트 고디 커피는 “최근 미국 업계의 최대 유행어는 직원 몰입”(employee engagement)이라고 전했다. 직원들이 업무에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인력관리의 화두로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다.
20년 전 기업들은 ‘직원 만족’에 최우선 순위를 두었다. 직원 몰입은 거기서 한 단계 진화된 개념이다.
이제까지 나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업무에 몰입하는 직원들의 비중이 높을수록 기업들의 수익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에 몰두하는 사원들이 많은 회사의 성공 가능성이 올라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커피는 이어 직속 상사와 직원 몰입 역시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치졸하고 무능한 보스가 직원들이 업무에 몰두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다.
국제적 기업인 이코노미스트 그룹 산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2010년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서 전체 응답자의 84%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 채 겉도는 사원들이 회사에 부담을 주게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1999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봉급쟁이들의 25%는 직장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직장에서 겪는 문제들이 재정문제나 가족문제보다 그들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런던소재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기업 심리학 교수로 현재 뉴욕 유니버시티에서 방문교수로 활동 중인 토마스 차모로-프레무직은 부하 직원들과 화합을 이루지 못하는 상사들이 많은 것은 사실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회사에 압사한 후 승승장구하며 출세가도를 달려 관리자의 위치에 오른 ‘잘나가는 간부’들은 대체로 야심만만하고, 이기적이며 대단히 터프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들은 팀플레이어가 아니다. 화합과 조화에 토대를 둔 팀웍보다는 개인기를 중시하고 협력보다는 경쟁을 선호한다.
둘 사이에 충돌이 있을 경우 원칙에 앞서 실리를 추구하며 부하 직원을 배려하기 보다는 ‘윗 전’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렇듯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터프한 상사는 스태프의 사기를 꺾어 놓기 십상이다.
그러나 리더십 상담 전문가이기도 한 차모로-프레무직 교수는 직장생활의 스트레스가 반드시 매니저의 책임만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직장생활의 세 가지 잠재적 스트레스 유발원으로 직속 상사, 종업원 본인, 그리고 종업원과 일 사이의 궁합을 꼽았다.
수시로 갈구어대는 직속 상사로 인해 직장이 지옥같이 느껴지는 경우가 다반사이겠으나 본인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 역시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차모로-프레무직 교수는 “근본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일자리를 선택하지 않았거나 못한데서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요즘 노동시장의 현실은 그 일자리가 자신에게 맞는 것인지 아닌지를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그저 취업을 한 것만으로 감지덕지해야 할 분위기다.
커리어를 쌓고 꿈을 키울 일터가 아니라 단순한 밥벌이를 위한 일자리에서 성취감이나 만족감을 느끼기 힘들다.
자연 스트레스는 쌓여가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엉뚱하게 보스나 매니저에게 돌리게 된다.
마지못해 하는 일은 고역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감독하는 상사가 마치 ‘노예 십장’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있는 것일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랬다고 본인이 회사를 뜨면 그만이겠지만 생계가 걸린 판에 오기를 부리기 어렵다.
전문가들도 요즘 같은 경제상황에서 일자리를 내팽개치는 것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섣부른 ‘감정적 선택’을 만류한다. 하지만 이들 역시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의 리더십 상담소 파트너인 랍 카이저는 “못된 보스가 자충수로 문제를 일으켜 제거되거나 아니면 ‘한직’으로 승진되어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를 희망하면서 버티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니’식 대응인 셈이다.
그는 “밉살스런 상사가 다른 곳으로 배치되지 않는다면 본인이 전근 발령을 받기를 기대해 보는 수밖에 달리 방도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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