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자리의 60% 제공하는 경제의 중추… 위기 속 안정적 성장 이끌어
▶ <건실한 중소기업들>
대부분 부채 없는 건전재정 상태 유지
남유럽 사태 불구 유로존 잔류 지지해
<프랑크푸르트> 점점 더 많은 독일인들이 유로존 해체를 원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작은 공구회사를 운영하는 다그마르 볼린-플라데는 그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많은 다른 독일 기업인들처럼 그녀는 공동통화의 이점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유로존 존속을 위한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볼린-플라데는 “‘우리는 유로존 탈퇴를 원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린-플라데가 운영하는 크리스티안 볼린 아르마투렌파브릭이라는 이름의 회사는 ‘미텔슈탄트’(Mittelstand)라고 불리는 독일의 중소기업들 가운데 하나이다. 이들 중소기업들은 독일 국내 일자리의 60%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자신들과 고객들이 10여개의 유럽 다른 국가들의 통화에 신경을 써야했던 과거에 대한 미련이 별로 없다. 독일의 마르크화가 너무 강세여서 곤란을 겪었던 일도 많았다.
그리스를 유로에서 탈퇴시켜야 한다든가 아니면 마르크화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독일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그럴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국민들에게 알리는 일을 해왔다. 독일산업연맹의 마르쿠스 케르베르 회장은 지난 주 유럽통합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유로의 신뢰를 저해하고 있는 ‘지속적인 정치적 우유부단함과 분열’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무엇보다도 메텔슈탄트는 유로에 의해 많은 혜택을 봤다. 이 덕분에 중소기업들도 다국적 기업들처럼 영업을 할 수 있었다. 약 30명을 고용하고 있는 볼린-플라데는 특수 셧오프 밸브를 중국과 유럽 고객들에게 팔고 있다. 지금까지 볼린과 같은 기업들은 유로존 부채위기 를 아주 잘 견뎌왔다. 볼린-플라데는 아직까지 매출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와 다른 기업주들은 미래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올해 산업연맹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향후 12개원동안 비즈니스가 나아질 것으로 본 미텔슈탄트는 줄어든 반면 악화를 전망한 기업은 크게 늘었다. 지난 해 미텔슈탄트 문제를 논의하기위해 메르켈 총리 사무실에 초청받은 10명의 기업인 가운데 하나였던 볼린-플라데는 위기의 유로존 국가들이 재정 감축과 경제개혁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경우 지원을 해 준다는 총리의 방침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에 따른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볼린-플라데 같은 사람들의 생각은 중요하다. 사람들이 독일 기업하면 BMW나 지멘스 같은 기업을 떠올리지만 미텔슈탄트야 말로 독일 경제의 영혼이다. 이들 기업들은 독일의 가치를 상징한다. 사실 독일 경제는 거대한 미텔슈탄트 기업을 닮아있다. 이것은 성장보다는 안정 위에 세워졌으며 이익보다는 신중함을 더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긴다.
이런 특징은 종종 독일의 이웃국가들과 경제전문가들을 좌절시킨다. 이들은 독일이 다른 지역의 성장을 위해 지출을 늘려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독일 사람들은 이런 방식으로 자신들은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강타하고 프랑스를 위협하는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지난 10년간 그리스의 부채는 폭증했지만 미텔슈탄트 기업들은 오히려 부채를 줄여왔다.
본에 소재한 미텔슈탄트 연구소의 경제학자인 크리스토프 람스푸스는 “이들 기업들은 은행과 외부 금융으로부터의 독립성을 늘리기 원한다”고 말했다. 볼린-플라데의 할아버지 이름을 딴 크리스티안 볼린 아르마투렌파브릭는 1924년 그녀의 할아버지가 밸브생산 업체로 시작한 기업이다. 이런 기업들은 독일경제가 얼마나 더 남유럽 경기침체의 평형추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주 나온 데이타에서는 독일경제가 2분기에 완만한 성장을 계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은 1분기에 제로 성장을 했으며 2분기 역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프랑스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로존 여러 나라들처럼 생산이 감소했다. 그런 가운데 위기가 독일 경제를 해치고 있다는 징후들이 보이고 있다. 6월 독일의 공장생산은 5월보다 0.9% 감소했으며 신규 주문량도 감소했다.
그러나 미텔슈탄트는 경기하강에 잘 대비하고 있다는 믿을 만한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다. 20세기의 여러 격동과 독일 통일 후의 장기 스태그네이션, 그리고 2009년의 급속한 경기침체는 미텔슈탄트에게 최악의 상황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지를 가르쳐 주었다.
수년 전에 볼린-플라데는 왜 독일 경제가 그처럼 탄력성이 있는지를 설명해 주는 조치를 취했다. 그녀는 가장 큰 고객의 주문을 거절한 것이다. 볼린-플라데는 한 고객에 지나치게 많이 의존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녀와 남편, 그리고 비즈니스 파트너는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는 룰을 만들었다. 어떤 고객도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설사 거래를 거부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이 룰을 지켜오고 있다. 볼린-플라데는 “만약 매출의 20%가 떨어져 나간다면 어려운 상황이 된다. 10%가 떨어져 나가면 좋은 일은 아니지만 대단히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나 상하이에서 이처럼 테이블 위에 돈을 남겨둔다면 지역 기업인들의 비판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리스크 회피, 그리고 성급히 돈을 버는 것보다 느리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선호하는 모습은 미텔슈탄트에 흔하다. 볼린-플라데는 “공장 기계들은 완납됐으며 빚도 없다. 이것이 미텔슈탄트를 차별화 시켜준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기업은 고급 틈새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것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최근 어느 날 공장 바닥에는 중국이라고 찍힌 마분지 박스들이 가득 쌓인 나무 팔레트가 놓여있었다. 공장장인 마르쿠스 프란츠는 금속선반과 드릴 프레스 소리가 윙윙거리는 가운데 “금요일 중국으로 보낼 제품”이러고 큰 소리로 설명했다.
볼린은 주문을 받아 곧바로 제작해 배송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떤 경우에는 수시간 만에 이뤄지기도 한다. 볼린-플라데는 고객들은 공장이 돌아가는데 필수적인 부품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지불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가격은 문제가 아니다. 배달일자가 중요하다”며 “우리처럼 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자랑했다.
볼린-플라데는 근검절약하는 미텔슈탄트의 경영방식을 독일의 속담에 비유했다. “당신은 바지를 한 벌 밖에 입을 수 없다. 두 번째 것은 옷장 안에 있으며 세 번째 것은 필요 없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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