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 역사보존에 보탬됐으면”
▶ 여권, 저서, 사진 등 100여점
미국 내 한국어교육에 일생을 바친 손종영 박사(88세) 부부가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여권과 저서, 사진 등 100여점의 귀중한 자료를 23일 샌프란시스코 한인센터에 기증했다.
손종영 박사와 손명자 여사는 이날 몬트레이 자택(Del Rey Oaks)을 방문한 상항한인센터및 캘리포니아 국제문화대학의 유형섭 이사장에게 자료를 직접 전달했다.
손 박사는“자신이 일생동안 소중하게 보관해오던 여러 종류의 자료가 한인 이민사회의 역사보존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자료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자리에 함께한 손명자 여사(71)도“생의 아름다운 마감을 준비하던 중 한인센터가 사진전시에 이어‘한인이민역사 박물관 건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듣고 자료를 기증하게 됐다”고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손 박사와 함께 국방외국어대학(DLI)에 근무하다가 은퇴한 손 여사는“자료를 혼자 갖고 즐기기보다는 박물관 등을 통해 여러 사람과 나누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손 여사는 이번 기부가 남편이 오랜 세월동안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저서 등을 통해 과거의 역사를 후대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으면 하는 뜻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를 전달받은 유형섭 이사장은“독립운동이나 거대한 사건 못지않게 개인 이민자들이 겪은 삶의 발자취와 스토리를 잘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이번 손 박사의 자료 기증을 계기로 한인사회에 기부 문화가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 박사의 소장 자료기증에는 상항한인센터에서 한인이민역사박물관 건립 기획을 맡고 있는 장미영씨도 참석했다.
손 박사 부부가 이날 기증한 자료는 1952년 한국정부가 발행한 해외여행권(KF 37호)과 재외국민등록증(1991년), 손 박사가 직접 손으로 쓴 DLI 한국어 교재(1968년)등이 있다.
또 손 박사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학병’한국어와 영어, 일본어판과‘한일 양언어의 어휘 대조연구’서, 북한 발행의 조선시대 인물화. 산수화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기증 자료에는 1944-45년 학병 당시 사진을 비롯 초기 DLI 한인직원, 경성고등상업학교 학생시절 등 90여매의 사진도 있다. 이밖에도 여러 점의 도자기와 부채, 밀양손씨 세보등도 기증했다.
상항한인센터에 자료를 기증한 손종영 박사는 1923년 11월14일 강원도 양구에서 출생하여 경성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44년-45년 일본군 학병으로 징집되어 복무후 강원고등중학교 영어교사를 하다가 1948년 미국으로 유학 왔다. 미조리주 센터럴 바이블 인스티트와 남 캘리포니아 바이블칼리지에서 공부 후 인디아나대학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51년부터 몬트레이 DLI에서 한국어 과장 등으로 45년간 근무 후 1996년 은퇴했다. 손 박사는 오랜 기간 한국어 강의와 보급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1990년 한국정부로부터 국민포장,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그리고 몬트레이 한국학교교장과 한인회장등으로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활발하게 봉사했었다.
<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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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영 박사 부부(오른쪽)가 23일 몬트레이 자택에서 한인센터 유형섭 이사장(왼쪽)에게 자료를 전달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는 이민역사박물관 건립기획을 맡고 있는 장미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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