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5일) 아침 여론조사(리얼미터사)를 보니까 양자대결에서 박근혜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도 뒤지고 문재인 후보에게도 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안철수 후보 지지가 50.9%인데 박 후보는 40.9%에 불과하다. 박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문 후보 대결에서도 43.3%대 48.3%로 5%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3자대결 구도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36.4%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재야세력이 단결하여 후보를 단일화하면 박근혜는 안철수는 물론이고 문재인에게도 패배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한국 밖에서 보면 예비선거 과정을 거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인기가 조금씩 올라가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단기필마로 튀어나온 안철수의 인기상승은 아무리 생각해도 고개가 갸우뚱해 진다. 그의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보니 별 특별한 것도 없던데 무엇을 가지고 사람들이 안철수에 열광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출마선언 전에도 박근혜를 앞섰지만 대통령후보로 나오겠다고 선언한 후로는 박근혜와 오차범위 밖 무려 10%포인트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안철수가 어떤 정치능력을 지녔는지 우리는 잘 모른다. 대권은 꿈도 꾸지 않았는데 국민의 지지에 밀려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국민의 부름에 응해 나섰다는 식이다. 이것은 메시아적 자세다. 국민을 우습게 알고 가르치려한다는 오해를 사기에 안성맞춤이다.
분명한 것은 안철수는 온실 안의 화초라는 사실이다. 그의 인기는 기존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에 따른 반사이익이다. 리더란 행동으로 뭔가 보여주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대통령에 출마해야 될지 안해야 될지의 자기 고민만 되풀이 했지 국민을 위해 고민하거나 투쟁한 흔적이 없다. 말만으로 정계와 국민을 갖고 노는 것이 가능해진 한국 정치풍토가 걱정스럽다. 안철수는 처음에는 출마여부로, 지금은 단일화 여부로 계속 안개를 피우고 있다. 보는 사람 피곤하게 만든다. 무소속인데다 지지자 그룹도 뚜렷치 않다. 전쟁터에 권총만 차고나온 군인 같다. 안철수가 새 정치를 하려면 그와 함께 자신이 내건 약속을 실천할 세력이 있어야 한다. 무당적 대통령이 국회를 제치고 어떻게 한국에서 새 정치를 펼수 있다는 말인가. 게다가 안철수 기자회견장에 나온 그의 참모들 얼굴을 보면 너무 구태의연해 실망이다.
새 얼굴이 새 정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과거 선거 때마다 인기 있는 새 얼굴이 등장 했었으나 모두 실망만 안겨 주었다. 정주영, 이회창, 노무현, 정몽준, 정운찬, 문국현 등 참신한 얼굴이 등장 했었지만 새 정치, 새 변화를 보여주는 데는 실패했다. 그중에서 제일 인기있었던 정치인이 노무현이었는데 그의 집권은 말과는 너무 달랐고 결국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정치는 인맥과 조직이다. 그리고 리더십이다. 젊은 층에 인기가 있다는 하나만으로 안철수가 한국정치의 기린아로 등장하고 있는 현상은 “정치판이 이렇게 한탕주의로 나가도 되는 것인가”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된다면 그건 한국정치의 비극이다. 과장표현하면 요즘 인기 절정인 강남스타일의 싸이도 투표에 의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국의 정치수준이 저 정도인가하고 한숨마저 나온다.
시대의 변화는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생각이 변한다는 뜻인데 한국의 정치구조가 이런 식으로 변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변화인가 의심스럽다. 불가사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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