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측 유통경로 조사*시스템 점검키로
▶ 위폐 점점 정교해져, 일반인 식별 어려워
베이지역 한 은행의 자동인출기(ATM)에서 위조지폐가 나와 위조지폐 감별 검사를 무력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오클랜드 거주 유학생 김모(22)씨는 지난달 31일 은행에 갔다가 충격적 경험을 했다.
김씨는 이날 오클랜드 다운타운 시티뱅크(City Bank)의 ATM기에서 200달러를 인출해 머니오더를 만들기 위해 은행 내부로 들어갔다.
김씨는 인출한 현금을 은행원에게 건넨 후 머니오더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200달러 중에서 20달러짜리 1장이 위조지폐이기 때문에 최소 2주간의 조사가 진행될 때까지 20달러를 돌려받을 수 없다”는 황당한 답변이었다.
그는 “조사는 은행 측에서 할 일이고 ATM기에서 위조지폐가 나왔으니 20달러를 당장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해당 은행원은 “은행 근무 9년 동안 ATM기에서 위조지폐가 나온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면서 은행의 위조지폐 감별기를 통과하는 일은 불가능 하다는 반응과 함께 “은행 시스템이라 어쩔 수 없다”며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김씨는 “ATM기에서 위조지폐가 나왔다면 고객에게 먼저 사과하는 게 맞는데 은행측은 사과는 커녕 오히려 의심의 눈초리와 극도로 불친절한 태도로 일관했다”면서 “CCTV 등으로 확인하고 현금인출 내역서 등을 확인해 볼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시간에 걸친 다툼 끝에 돈은 돌려받았지만 “ATM기에서 위조지폐가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과, 이 같은 사건에 대처하는 은행의 엉터리 같은 시스템에 신뢰가 밑바닥으로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나중에 위조지폐를 적발해 내기는 했지만 은행 시스템을 통과해 ATM기에 위조지폐가 입금 될 정도로 위조 범들의 기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며 “은행의 위폐 감별기를 통과 할 정도로 정교하다면 일반인들이 속아 넘어가기는 더 쉬울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웰스파고(Wells Fargo) 은행 오클랜드 지점의 은행원 아만다 스튜어트씨는 “고객들이 은행에 입금하는 돈중 위조지폐를 받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지만 ATM기에서 위폐를 인출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컴퓨터와 기계 상으로 위조지폐를 모두 가려내기 때문에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하지만 만일 그런 상황이 발생했다면 고객이 해당 은행의 ATM에서 현금을 인출했다는 사실만 입증되면, 즉시 피해액을 돌려준다”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은행 관계자도 “ATM기에서 위조지폐가 나온 사례는 은행원 근무 10년 동안 처음 듣는 일”이라며 “해당 은행의 컴퓨터 시스템과 전반적 업무에 큰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ATM기에서 위조지폐가 인출된 오클랜드 지역의 씨티뱅크는 현재 위폐의 유통 경로와 전반적인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정밀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위조지폐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연방 비밀경호국에 따르면 최근 가주를 비롯한 전국에서 100달러 뿐 아니라 특히 5, 10, 20달러 등 소액권 위조지폐가 상당수 유통돼 업주들이 위폐 몸살을 앓고 있다.
비밀경호국 관계자는 “100달러는 정교하게 제작된 위폐가 많아 일반인의 감식이 힘들 수도 있다”며 “피해를 막기 위해선 조심해서 살펴보고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신고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권지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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