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립 계속땐 공멸" 우려… ‘통 큰 결단’으로 다음을 기약한 듯
▶ ’문재인은 현실적으로 양보에 어려움’도 감안
아름다운 패배 선택… 새정치 이미지 지속
최근 지지율서 文에 다소 밀리는 것도 작용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3일 전격적으로 대선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배경은 우선 정권교체를 위해선 단일화 룰을 둘러싼 싸움을 더 이상 끌면 안 되겠다는 절박감에서 찾을 수 있다.’대의’를 위해 미련 없이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야 차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과 단일화 방식을 놓고 계속 진흙탕 싸움을 하면 단일화 효과가 반감된다고 우려한 것 같다. 세세한 룰에 대해 양측이 계속 대립할 경우 설사 단일화가 되더라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이길 수 없다고 인식한 것이다.
양측 룰 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문 후보가 양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점을 감안해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자신이 양보하는 카드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그가 언급한 ‘과정이 아름다운 단일화’ 취지를 부각하기 위해 뒤로 물러난 셈이다.
안 후보가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이제 단일 후보는 문재인 후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문 후보에게 성원을 보내달라고 한 것에서도 이런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안 후보가 잠시 몸과 마음을 추스른 뒤에 문 후보를 위해 적극 도울 가능성이 크다.
향후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 본다면 안 후보는 후보직 양보를 통해 미래를 기약하는 계기를 잡을 수도 있다. 대선 과정에서 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적극 뜀으로써 야권 차차기 주자 위상을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50세(1962년생)라는 젊은 나이도 이런 가능성을 키운다.
특히 자신이 트레이드마크로 삼는 ‘새 정치’ 이미지를 지속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후보직을 내려 놓는 것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 그가 "국민 앞에 드린 단일화 약속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는 명분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안 후보는 출마 당시부터 대선 당선 여부와 관계 없이 정치를 계속할 것이라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이날 사퇴 회견에서도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그것이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계속 그 길을 가겠다"고 말해 정치인의 길을 계속 걸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과정에서’새 정치’를 내걸고 일정한 정치 세력을 형성하면서 야권의 새로운 지도자로 부상할 개연성이 있다.
아울러 지지율 하락세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사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안 후보는 최근 다자 대결 여론조사와 야권 단일 후보 적합도 조사 등에서 문 후보에게 다소 밀리는 흐름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룰 싸움까지 치열하게 벌여 끝까지 여론조사 승부로 가서 만약 문 후보에게 지기라도 한다면 안 후보의 정치적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안 후보로선 미래를 위해 ‘아름다운 패배’를 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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