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색채
격전지의 지도도 이번 대선을 통해 일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자신들의 안방이라 여기는 지역민심의 변화에 여야가 공히 우려를 표시하며 공을 더욱 들이고 있다. 여야가 이처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듯이 자신들의 텃밭이라 일컫는 새누리 영남, 민주 혹은 야권 호남이라는 지역주의 민심이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71년 공화당의 박정희 후보와 신민당의 김대중 후보가 각축을 벌인 제7대 대통령선거 이후 시작되면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폭발된 지역주의가 점차 약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라 할 수 있다.
한나라당의 기반 중 하나인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무려 53.54%의 지지율로 당선되었으며 부산에서는 민주당의 김정길 후보가 45%의 지지를 얻으며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이후 펼쳐진 19대 총선에서도 부산 경남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은 40%를 넘나드는 지지를 얻으며 문재인, 조경태, 민홍철 등 3명의 당선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제18대 대선을 한 달여 정도 남은 시점에서 실시된 최근 여론조사기관의 자료를 보면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안철수 후보간의 양자대결에서 부산 경남에선 6대4 정도의 지지율 구도를 보여줬으나 야권의 단일후보 문제가 거론되면서 정치전문가들은 5대5 구도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7-8일 이틀에 걸쳐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PK(부산.경남)지역에 대해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문재인 민주당, 안철수 무소속 두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49.9%, 야권 단일후보는 46.3%의 지지율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PK지역에서 29.9%를 얻었던 점과 비교해보면 이 지역에서의 야권 분위기는 확실히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야권 두 후보가 모두 부산 출신이어서 TK(대구.경북)출신인 박 후보보다는 지역 현안에 적극적일 것이라는 여론이 점차 확산 추세다.
이 같은 영남지역의 지역구도와 관련된 민심변화보다는 덜하지만 호남에서도 변화가 점차 감지되고 있다. 지난 2007년 4.25 재 보궐 선거에서 신안.무안 지역 한나라당 후보로 민주당의 김홍업 후보에 대항해 맞붙은 강성만 후보가 1980년대 이후 한나라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두 자리숫자인 11.87%를 얻은 것을 기점으로 그 강도는 다르지만 점차 지역주의 색채가 무디어지고 있다는 것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호남지역 한나라당 후보들은 전체적으로 13-18%의 득표율을 보이며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 지역에 출마한 새누리당의 이정현 후보가 40.4%를 얻으며 더욱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전체적으로 새누리당 후보들의 지지율은 낮았으나 후보에 따라 지지율은 큰 격차를 보여줬다.
박근혜 후보의 경우 최근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지율이 25%를 넘긴 것으로 나타나 관계자들이 고무되어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물줄기로 인해 이번 대선을 계기로 한국의 미래를 위해 당연히 없어져야 할 지역주의, 하지만 위정자들의 정치논리에 먹이가 되고 있는 지역색채, 망국병이라 일컬어지는 지역주의 정치가 타파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일이다.
또한 지역주의 색채가 그나마 옅은, 미주지역을 비롯한 재외국민들은 이번 대선에서 인물이냐 지역이냐를 두고 어떤 선택을 할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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