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나는 세상은 뭔가 재미나고 신나는 일들로 가득하다고 여겼다. 그리고 늘 그 모험의 세상을 꿈꾸고 찾아 나서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심심한 일상들 뿐이었고, 그래서 나는 항상 욕구 불만 속에 있지 않았나 싶다.
즐겁고 멋진 세상이 있는데, 나는 왜 지금 여기서 이렇게 심심하게 살고 있는지 의문을 품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점점 심심한 현실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듯하다. 모험의 세상을 꿈꾸는 건 이룰 수 없는 몽상임을 깨달아서일까?
십여 년 전 어느 한 젊은이가 “왜! 왜! 도대체 왜 다들 심심하게 사냐고!”라고 외치는 맥주광고를 봤을 때, 재미나게 살자는 그 광고 카피에 무한한 공감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은 심드렁한 기분으로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싶은 생각이 든다. 세상 사는 게 그렇게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느낄 때는 예전 같으면 재미있게 살기 위해 시도했을 법한 일들도 다 귀찮아져 버리기도 한다.
나는 국토대장정을 해보고 싶었고, 자전거 여행을 해 보고 싶었던 마음도 컸었는데, 지금은 별로 내키지 않게 되어 버린 것이 또한 슬프다. 그리고 그런 열정이 점점 사라져 가고, 더 이상 모험의 세상을 동경하지 않게 되고 있는 내가 슬프다.
얼마 전까지의 나는 기회만 되고 마음만 먹는다면 쉽게 날아올라 네버랜드로 갈 수 있을 것 만 같았다.
내 마음을 흥분시키고 내 몸을 붕 띄워 줄 즐거운 생각들을 무궁무진하게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지금의 나는 너무 나른해져 도대체 뭐가 즐거운 생각인지, 세상에 행복한 것이 뭔지 이것 저것 떠올려도 잘 모를 때가 많다.
그래도 내가 슬프다는 건 내가 모험의 꿈을 완전히 포기하지 못해서 일것이다. 내 손을 잡아 끌고 “어서 모험을 떠나자!” 재촉할 피터팬이 짠 하고 나타나 주길 은근히 바라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싫어! 귀찮아!”라는 말이 쏙 들어가게 도저히 뿌리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모험을 제안해 주기를… 후크 선장 밑으로 엄청난 꽃 미남 해적이 들어왔으니 환영파티에 함께 가자고 하면 벌떡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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