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인 명단 수기 작성 등 허점
▶ 식권남발에 인력동원 지적
제28대 한인회장 선거가 막을 내렸다. 토마스 김 후보측의 이의제기로 아직 전일현 후보의 당선 발표가 공식적으로 나지 않은 상태지만 수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통상적으로 2주간 있었던 선거기간이 이번에는 10일밖에 없어 홍보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던 것도 문제가 됐다.
선거가 시작도 되기 전 선관위원장을 해임하고 이제까지 없던 영주권 신청 계류자까지 후보자로 추가한다는 자격 요건 다툼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시간만 낭비된 셈이다. 때문에 후보자들의 선거자금은 절약됐겠지만 SF한인회장 선거가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또 말 많고 탈 많은 한인회에 대한 불신만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SF 한 투표권자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수가 6만에 이르지만 고작 2,000여명(3%대)이 투표해 선출한 한인회장이 한인 전체를 대표하는가는 다시 생각해볼 일"이라며 “한인들의 무관심을 탓하기 전에 참여하고 싶은 한인회를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꼬집었다.
오클랜드 한모(58)씨는 "누굴 찍어야 하나 고심하고 왔다"며 "한인회를 보면 계속 발전해 나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가는 시계 같다"고 질타했다.
특히 알라메다 김모(34)씨는 "동네 반장 뽑는 선거도 아니고 투표인 명단을 수기로 작성할 수 있냐"며 "이중투표 적발을 어떻게 할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그는 "허술한 시스템, 식권남발, 인력동원 된 선거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며 "한국에서라면 선거법 위반일 사례가 여기서는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선거 관계자는 "(한인회장) 선거는 좋은 날이니까 식권 주는 것을 막으면 안된다"며 "선거 때 도움 받은 업소가 한인회 행사 때 후원한다"고 옹호론을 폈다.
그는 또 "거동이 불편하거나 차편이 없는 선거인의 경우에는 이전부터 차량을 운행해왔다"며 "찍고 안찍고는 선거인 의사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양 후보의 공약을 잘 모르는 유권자가 상당수라는 점이다. 공약 대결은 찾아볼 수도 없고 니편 내편 가르는 세 대결만 드러내는 선거가 되어버렸다.
선거에 참여한 유학생은 "자꾸 누굴 찍었냐고 물어보는 선거운동원들 때문에 비밀투표가 아니라 공개투표가 되어버렸다"며 "마치 개그콘서트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 한인 관계자는 “깨끗한 선거, 인물과 공약을 보고 뽑는 선거가 돼야 한다”면서 “뒤로 퇴보하는 한인회가 아닌 앞으로 나가는 한인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일현 당선예정자가 이같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주길 바란다”며 “남을 품을 줄 아는 아량과 배포로 한인회를 이끌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판겸, 신영주, 김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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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선거가 끝난 후 토마스 김 후보가 선관위에 이의제기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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