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한국대선 재외국민 투표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등록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71.2%로 기대 이상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남가주 일원의 투표율은 80%에 육박, 대선에 쏠리는 한인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대선 재외국민 투표가 높은 호응을 보이면서 앞으로 재외선거의 의미가 새롭게 조명 받을 전망이다.
재외국민 참정권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참정권이 있다 한들 태평양 건너 한국선거에 과연 얼마나 투표를 할까 하는 회의, 한국선거로 괜히 한인사회가 분열되고 시끄러워지는 게 아닌 가하는 우려가 없지 않았다. 이번 투표로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 뜨거운 관심 속에 그러나 잡음 없이 투표가 막을 내렸다.
이번 재외선거는 두 가지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첫째는 재외국민의 존재감이다. 세계 각처에 흩어져있는 한인들이 한국선거에 대한 관심과 참여 열기를 통해 그 존재를 부각시켰다. 이번에 투표한 15만8,235명(등록 유권자 22만2,389명)은 전체 선거권자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규모이다. 하지만 대선 판세가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으로 진행되는 만큼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한국의 여야가 이에 주목하면서 재외국민 투표 결과에 비상한 관심을 갖는 것은 물론이다.
둘째는 재외선거제도 개선의 필요성이다. 선거 참여도가 높았다고는 하지만 전체 재외선거권자 대비 유권자 등록률은 10%, 투표율은 7.1%에 불과하다. 유권자 등록을 하고 투표소를 찾아 선거권을 행사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너무나 많다는 말이 된다. LA 총영사관 관할 지역의 투표율은 79.6%으로 이미 높지만 이를 남가주 일원으로 국한하면 투표율은 훨씬 더 높아진다. 투표자 대부분이 남가주 거주자로, LA 총영사관 관할의 네바다, 애리조나, 뉴멕시코 등지 유권자들은 거의 투표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거리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을 하는 일이 시급하다.
재외국민 투표는 이제 갓 싹을 틔었다. 일단은 성공적이다. 한국 정부가 재외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재외국민 선거제도를 확실하게 정착시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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