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여성들이 우먼파워를 보여주길 바랍니다."
여성이 고위직에 오르기 어렵다는 금융계, 그것도 세계적인 금융회사에서 아시안 여성으로서 롤모델이 되고 있는 한인이 있다.
젬마 배(51·사진)씨는 네덜란드 투자금융회사인 ING캐피탈에서 수출금융부 전무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 미주 지역에서 일하는 ING 캐피탈 직원 600명 중 임원급에서 일하는 여성은 6명, 그 중 한명이 배 전무다. 그는 "요즘 여성들의 교육 수준과 지위가 많이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금융계에서는 위로 올라갈수록 남성들이 주도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문 분야의 중역으로서 많은 전문직 여성들에게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배 전무는 항공기와 같이 액수가 큰 재화를 구매할 때 여러 투자 은행들을 모아 거래까지 성사시키는 전 과정을 관리·감독한다.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을 비롯해 세계 대형 항공사들의 항공기 구매 때 금융 조언부터 투자 은행 모집, 융자 업무를 맡았고 그를 통해 구매한 항공기만 250여대에 액수로는 100억 달러가 넘는다.
배 전무가 한 회사를 쥐고 펼 만큼 중요한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남보다 몇 배로 일했기 때문이다. 여자로서, 부인이자 세 아이의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감당해야 하는 역할이 많았지만 그것을 이유로 업무에 지장을 주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그는 "결혼을 하고나서도 일에 미쳐있다시피 했고 밤까지 일하느라 평일에는 가족들을 볼 시간이 없어 당시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그러나 내 일을 사랑하고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주말에는 반드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등 나름의 철칙을 정해놓고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한 슈퍼 우먼이 되려고 노력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배 전무는 많은 능력 있는 여성들이 결혼을 하고 나서 혹은 남성 위주의 사회 구조적인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것이 안타깝다고 귀띔했다. 그는 "사실 기업은 업무에 더 헌신할 수 있는 직원을 원하고 대체적으로 여성들은 가정에 매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성을 선호하고 있다"며 "커리어에서 자신이 그리고 있는 확실한 그림과 목표를 가지고 일하면 여성들이 충분히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1973년 12세 때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이민 온 배 전무는 뱅크오브뉴욕, UBS를 거쳐 현재 ING 캐피탈에서 지난 25년간 국제금융에 몸담은 성공한 여성 금융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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