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에서 자라던 비단잉어를 큰 강에 놓아주면 몸 크기가 15배나 커진다고 한다. 사람도 작은 곳에서 작은 마음과 몸으로 살다, 큰 곳에 가면 많은 일들을 겪고 배운 후 아픔 끝의 성장이 있을 것이다.
살던 곳을 떠나 이주해온 이 미국은 과연 나에게 큰 강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누구 집 딸, 누구의 누나, 누구의 친구라는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이곳에서 처음 나는 어느 먼 동양에서 온 멍청한 여자였을 것이다. 아들을 등에 업고 걸어서라도 살던 곳으로 돌아가겠다고 나선 적도 있었고, 어느 날은 그냥 잠든 그대로 아침에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던 때도 있었다.
그래도 언젠가는 나의 손으로 내 머리 쓰다듬으며 “잘했다. 기특하다”라고 해 줄 수 있는 날이 있을 거라고 믿었다. 아무 것도 무섭지 않고 무엇이든 혼자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굳이 창을 들고 방패를 들지 않아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생존의 투쟁을 이겨 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자신에 대한 진정한 사랑은, 누구에게도 매이지 않는 신선한 자신감으로 시작될 것이다. 나 역시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좁디좁은 어항 속에 갇혀 살다 낯설고 물살 험한 미국이라는 큰 강에 풀어져, 어쩌면 15배는 아닐지라도 10배는 더 자란 멋진 비단잉어가 되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잉어를 큰 강에 넣을 때에는 넣는다는 표현이 아니라 놓아 준다고, 풀어 준다고 한다. 나도 내 마음을 놓아주고 풀어주고 싶다. 더 잘 자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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