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실시된 LA시 선거에서 13지구 시의원으로 출마한 한인 존 최 후보가 2위로 당당히 결선에 진출한 것은 한인 정치도전사에 기록될만한 쾌거이다. LA는 미주지역에서 가장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는 도시임에도 한인커뮤니티의 정치적인 입지는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몇몇 한인들이 시의원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1차 관문조차 통과하지 못한 채 주저앉아야 했다. 그런 점에서 존 최 후보의 이번 결선진출은 시의원 배출을 갈망해 온 한인사회에 대단히 고무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존 최 후보의 선전은 예견된 일이었다. 노조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그는 지역구를 발로 누비는 캠페인을 통해 유권자들 사이에 인지도를 높이면서 지지를 확산시키는 전략을 취했다. 여기에다 첫 한인 LA시의원 탄생을 바라는 한인커뮤니티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최 후보는 유력 후보로 부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첫 한인시의원 탄생이 아직 실현된 것은 아니다. 두개의 관문 가운데 첫 번째 관문을 넘었을 뿐이다. 그의 도전은 이제부터가 진짜이다. 그는 10명이 넘는 후보들이 난립한 이번 선거에서 16.47%를 득표했다. 1위를 차지한 미치 오파렐의 득표율은 18.44%이다. 표가 분산되면서 절대적으로 앞서나간 후보가 한명도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오는 5월 실시될 결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관건은 이번 선거에서 떨어진 후보들과 어떻게 합종연횡을 하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2%가 넘는 표를 얻어 3위를 차지한 아르메니아계 후보의 지지를 얻는 일은 승패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최 후보와 결선에서 맞붙게 되는 오파렐은 만만치 않은 상대이다. 이 지역구의 시의원 보좌관을 오래 지낸 토박이다. 거기에다 유력 신문의 지지까지 받고 있다. 최 후보로서는 힘겨운 싸움이 될 전망이다. 선거 캠페인 기간 중 최 후보의 약점으로 자주 거론된 것은 그가 지역현안에 그리 밝지 못하다는 지적이었다. 최 후보로서는 보다 분명한 정책과 비전 제시를 통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그래야 다른 후보들은 물론 그들에게 표를 던졌던 유권자들의 지지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후보로서는 5월 결선이 쉽지는 않겠지만 해볼 만한 싸움이다. 특히 한인커뮤니티의 적극적 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더욱 그렇다. 한인들의 재정적 지원도 그에게는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은 지역구 한인유권자들의 투표참여이다. 이 지역 한인 유권자 수는 3,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5일 선거의 투표율은 18%에 불과했다. 이처럼 투표율이 낮은 지방선거에서는 한 표 한 표의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5월 결선에서 한인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장에 나가 최 후보에게 표를 던져 준다면 첫 한인 시의원 탄생은 현실이 될 수 있다.
한명의 좋은 정치인을 배출하는 것은 쉽고 흔한 일이 아니다. 자질을 갖춘 후보가 나와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정치 환경도 뒷받침돼야 한다. 만약 13지구에 현역 출마자가 있었다면 최 후보의 도전은 힘들었을 것이다. 한인커뮤니티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최 후보 지원에 나서 주길 바란다. 또 최 후보는 커뮤니티의 열망을 한순간도 잊지 말고 캠페인에 매진해 주길 당부한다. 그래서 오는 5월 한인커뮤니티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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