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국심사서 “당신, 유흥업소 종업원 아닙니까”
카톡내용 확인하고, 가방 뒤지고
심지어 카드 한도액 물어보기도
4시간 조사 기본, 10시간 넘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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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FO)을 통해 무비자로 입국하는 일부 한국 여성을 술집 등 유흥업소에 취업하려는 것으로 오인, 조사를 이유로 몇 시간씩 잡아두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중순께 관광비자로 SFO로 입국하려던 A모씨는 공항 입국심사대 직원의 질문에 머뭇거렸다는 이유로 이민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이민국 조사관은 그에게 “왜 왔느냐. 어디에 머물 예정이냐. 같이 온 사람이 있느냐” 등을 집중적으로 캐묻기 시작했다. 미국에 혼자 관광비자로 놀러 왔다는 이유에서였다. 영어가 서툴러 더듬거리자 얼마 후 한인 직원까지 나타나
한국에서 가져온 A씨의 휴대 전화기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카카오톡(KakaoTalk) 앱이 A씨의 휴대전화에 깔려 있는 것을 확인하고 안에 담겨있는 내용을 보고 싶다며 이번에는 비밀번호를 해제를 요구했다. 그리고 안에 있는 내용을 일일이 확인했다. 이후 또 다른 조사관이 A씨의 가방을 가져와 장갑을 끼고 안에 있는 물건들을 조사했다. 원피스가 나오자 “관광 온 사람이 왜 이런 옷이 필요 하냐. 일할 때 입으려고 하는거 아니냐”는 등 질문이 쏟아졌다.
유흥업소 취직을 위해 왔다는 물증을 발견하지 못하자 A씨를 인터뷰 룸으로 옮겼고 전화로 한인 통역관을 연결해 통화를 하면서 미국에 온 목적을 다시 묻기 시작했다. A양은 “나중에는 미국에 이런 대접을 받으면서까지 있어야 하는 마음에 ‘다음 비행기 편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수상하다, 억울하면 끝까지 증명해야 하는거 아니냐’ 등 계속 의심 했다”면서 “자포자기 상태에서 무려 10시간 가까이 잡혀 있다가 가도 좋다고 풀어줬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무비자로 입국하려다 곤욕을 치른 또 다른 한인 여성 B모씨는 입국심사대에서 체류 질문에 “친척집과 호텔”이라고 답해 조사를 받았다.
B씨는 “조사관이 ‘왜 친척집을 놔두고 호텔에 머물려고 하느냐’ 등 이것저것 물어봤다”면서 “심지어 ‘크레딧 카드의 한도액이 얼마냐’고 한 후 대답하자 ‘카드사에 확일 해줄 수 있느냐’는 황당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B씨는 친척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자 멈추라면서 “일행에게 정보를 알리려고 하냐”며 제지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4시간가량의 조사를 받고 공항을 나와 미국 땅을 밞을 수 있었다.
무비자로 입국하려던 여성들과 달리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유학비자로 왔지만 조사를 받은 경우도 있다. 거주 할 곳의 주소를 묻는 질문에 대답을 못했다는 이유였다. C모양은 “주소가 적힌 종이를 이민가방에 넣는 바람에 주소를 말하지 못했다”면서 “조사 과정에서 ‘왜 크레딧 카드가 없느냐’는 질문도 받았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민국은 한국인의 무비자 미국 입국이 허용되면서 유흥업소 등에서 2-3개월 일하고 돌아가는 한국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이 강화된 조치는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불쾌한 경험을 한 여성들은 “이민국이 지나치게 색안경을 끼고 관광객까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접대부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미국에 다신 오고 싶지 않다”는 억울할 심정을 드러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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